1.홍구엄마의 생일과 꽃 선물
오늘은 홍구 엄마의 47회 생일이다.
스물 일곱 1월에 시집을 와서 벌써 20년 이상을 나와 함께 생일을 맞는다.
어제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꽃 가게에 들렀다.
처음 눈에 띄는 꽃바구니의 가격을 물으니 4만원이란다.
꽃 값치고는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홍구엄마 생일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가격은 따지지 말아야한다,
그런데 꼭 거기서도 경제성이 내 시야를 흐리게한다.
보라색 장미로 장식한 2만5천원짜리 꽃바구니를 사들고 들어갔다
아이들이 사온 케잌을 함께 자르며 축하 노래를 불러줬지만
4만원짜리 꽃 바구니가 눈에 어른 거린다.
홍구엄마라면 나를 위해 그 이상도 주저없이 지불했을 것을
이래저래 나는 새 가슴을 면치 못한다
2.아파트 뜰의 안타까운 수세미 넝쿨
추석 날 강진 산소옆의 감나무 과수원과 밭
주위에 수세미 넝쿨이 아직 푸르름을 과시하고
줄기에는 어른 팔뚝보다 큰 수세미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다.
들에서 보는 호박과 달리 수세미는 보다 더 싱그럽다.
아무래도 더 귀하게 보이는 것이라서.
우리 아파트 뜰에도 뜨거운 여름 날을 홀로 보낸
수세미 넝쿨 하나가 외로이 그 몸을 옆의 나무에 의지하고 산다.
이제 푸르른 빛이 가시기 시작하여 애처롭기 짝이 없어보인다.
싹 때부터 쭉 보아오던 터
꽃 몇송이를 피우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아직 작은 열매 하나 맺지 못하고 이제 생을 다하려한다.
서울의 기후와 환경 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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