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여름입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러 가려는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우산이 있을 리 없는 우리는 모조리 맞고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교문을 나서자 뜻밖에 어머니께서 서 계셨습니다. 저를 업고는 회문리 집까지 그대로 줄달음치셨습니다. 어머니 등에 업힌 마지막 기억입니다. 어릴 때 별명이 우보(울보)인 저는 그 울음 때문에 업고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합니다. 학동 큰댁의 월심 누이, 칠골 이모네의 춘순, 춘례 누이가 대표적이고요. 조금은 이유가 다르나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모르는 큰애기들이 저를 그냥 업어 주는 경우도 몇 번 있었습니다. 겁나게 감사한 일입니다. 누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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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애기: 전라,충청 지역에서 처녀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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