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길 전철 제 옆에 앉은 아가씨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읽고 듣는 일에 열중인데 참으로 가상(嘉賞)합니다. 문득 무슨 책인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리저리 들추면서 언젠가는 책 표지가 드러나는 일이 있겠지 생각하며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으나 처음의 그 자세로 한 장 한 장 넘길 뿐입니다. 제가 내려야 하는 남부터널역에 이르자 아가씨도 내려야 하는지 읽기를 마칩니다. 드디어 기화다 싶었는데요. 이런 책장을 뒤로 덮어버려 뒤표지만 썰렁합니다. 예쁜 아가씨 우리 내일 또 봐요,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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