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이른 새벽 옷장(2021.08.31)

이른 새벽 옷장 안이 소란합니다. 아침 날씨가 서늘해지자 올해 아직 한 번도 세상 구경을 못한 반팔들의 농성 소리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하루에 하나씩 고루 혜택을 베풀겠다 해놓고 그걸 지키지 못한 저를 탓합니다. 당연히 며칠은 충실하게 이행했으나 어느 옷은 이틀 연속을 입기도 하고 또 빨아놓은 옷에 손이 먼저 가기도 해서 두세 번 은혜를 입은 옷들이 많다 보니 소외된 옷들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우려 때문에 단체행동에 돌입한 것이지요. 안타깝기는 저도 마찬가지여서 제일 징징 우는 와인색 반팔에 손을 내밀고 일단 소요를 잠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