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출입문 시건장치가 망가졌습니다. 이런 게 왜 망가질까 생각했는데 역시 지난한 세월을 견뎌왔습니다. 15년여 하루에 두 번 이상을 넣고, 좌로 돌려, 우로 돌려 그리고 빼기를 반복했으니 이미 만회 이상 시달림을 받아 온 것입니다. 제 힘으로 감당할 수 없어 역시나 업자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분 둘러보시더니 먼저 얼마 이상 주지 않으면 않겠다고 합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진다는 논리입니다. 부르는 것보다 더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2019.12.23)
건강보험심사 평가원은 원주로 옮겨 갔고 옆의 비시카드 역시 다른 곳으로 이사해 텅빈 건물만 남아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하이트진로 역시 대부분의 부서가 청담동으로 그 자리를 옮겨 남부터미널 인근 대기업이 소멸했습니다. 점심 시간이면 줄을 서던 인근 음식점들이 한가해졌으며 저의 고객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제 힘으로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책 역시 막연하니 음식점 아짐 사장들 얼굴이 울쌍입니다. 2020년은 좋아지길 기대하며 (2019..12.23)
새벽 세시를 넘기자 일을 마친 애엄마가 들어왔습니다. 피로가 역력한 얼굴을 향해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넵니다. 한 시간여가 지나자 이번에는 새벽 배송을 마친 아들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그리는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아들아이가 애엄마 일을 도울 때가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 얼른 적극적으로 붙어서 일부라도 장악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학교를 핑계로 늘 빠져 나갑니다. 즈그 엄마 나이가 일 놓고 지금 놀러 다닐 때인데 아는지 모르는지 천하태평입니다. (2019.12.23)
일요일 오후 가게 문을 막 나서려는 순간 선남자 선여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뽀뽀 일보직전입니다. 앗, 뜨거워라! 행여나 이에 방해될세라 얼른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족히 40대는 넘어 보이는데 솟아오르는 정을 감추기에 시간이 좀 급했나봅니다. 잠시 후 다시 내다보니 뽀뽀를 마치고 다정하게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요즘 인구가 줄어 걱정이에요. 얼른 사내아이 하나 만드세요! ㅋㅋㅋ국가도 장려하는 사항입니다. (2019.12.22)
올해 81세의 할머니 고객이 오랜만에 오셔서 부쩍 바깥나들이가 힘들어졌다며 이제 언제 올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80대중반의 할머니 세분 발걸음이 멎었습니다. 분당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오시던 현 할머니, 먼저 가신 남편의 연금으로 홀로 손자들을 돌보시던 최 할머니, 그리고 남다르게 정정하시던 김 할머니 모두 우리 가게에 정례적으로 들려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눴었는데요. 네에 못 오시더라도 건강하게만 계세요! (201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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