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여의도 집에서 나와 한강변을 따라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걷던 길을 요즘은 줄여서 동작역에서 멈춥니다. 발길이 동작역 근방에 이르면 현충원 쪽을 바라보며 걷게 되는데 이때 자연스레 아버지 어머니께 아침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새해 첫 날 찾아가 뵈었을 때 혼자 계시던 아버지 곁에 어머니께서 함께 하시니 두 분 다 얼굴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 역시 여러모로 편해졌습니다. 큰 짐을 덜어내니 하는 일 또한 모두 순조롭습니다. 경자년 올해도 만세입니다. (2020.01.04)
새해 첫 손님으로 멀리 천안에서 밝고 명랑한 아짐께서 오셨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는 노원구에서 오신 역시 아짐 손님입니다. 10여 년 전에 다녀가셨다는데 저와 동갑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주십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분 갑자기 작년에 남편을 여의셨다며 눈물을 쏟아내십니다. 위로의 말씀과 함께 요즘 생각이 많아져 어지럽다 하시는 그분에게 마음을 비워내는데 도움이 될 책 한권을 선물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올해 역시 우리 가게는 아짐들께서 만들어 가십니다. 아짐 만세! (2020.01.02)
또 90원이 올라 이제 1490원이 된 롯데샌드를 사서 먹으면서 어린 시절 무슨 과자를 먹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껍질이 있었던 비과와 유과, 그리고 오다마, 아메다마, 십리다마 특히 십리다마는 깡깡해서 이로 깨기가 힘들어 녹여가며 먹다보면 맨 마지막 안에 조(서숙) 한 톨이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셀룰로이드로 포장한 껌은 풍선처럼 뽑기판에 매달려 있었어서 질 뽑으면 큰 걸로 골라와 한번 씹고 버리기는 아까워 방 벽에다 붙여 놓았는디. (2020.01.02)
어제 1월 1일 새해아침이니 양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기로 했습니다. 먼저 바지를 고르면서 윗옷과의 호흡을 위해 상표를 기억합니다. 이어서 윗옷은 자연스럽게 같은 상표를 골라 입었습니다. 복장이 경건하니 마음도 경건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한 나절이 지난 점심 무렵 가게에서 폼을 잡는데 아니? 위아래가 확연히 다릅니다. 분명히 상표를 보고 신중을 기했는데, 이런! 같은 상표의 옷이 색이 서로 다른 두 벌이던 것입니다. ㅋㅋ 짝짝이로 코믹하게 시작하는 2020년, 올해 역시 즐거운 해가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2020.01.02)
2020년 새해 아침을 눈발이 날리는 날씨와 함께 맞습니다. 달력 한 장을 넘긴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새해이니 나름의 각오가 없을 수 없습니다. 경자년 올해는 “다소 이기적으로 살자!”입니다. 내가 가진 본래의 품성은 그대로 유지 발전하면서 이제까지의 인연이나 관계 그리고 체면에 연연하지 않고 그때그때 제 몸과 마음이 바라거나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항상 제 자신의 정화작업을 잊지 않고 병행하면서 (2020.01.01)
새벽 네 시에 들어온 아들아이와 거실에서 마주쳤습니다. 그러자 제 입에서 “이제 서른두 살인데!” 이렇게 불쑥 튀어나옵니다. 속 좀 차리라는 뜻인지 결혼을 할 나이라는 뜻인지 저도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잠재의식이 발동했을 것이니 다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들아이도 이에 답변을 합니다. “네에 하는 것 없이, 해놓은 것 없이 그리 되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하겠다는 것이지 그 역시 모르지만 아무튼 우리는 서로 다음 말을 잊었습니다.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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