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 빈터에 같은 날, 씨를 뿌렸는데 유독 그중의 하나만 싹을 띄워 고목처럼 자라는데 그보다 한 달 뒤에 나머지 씨들이 모두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서로 경쟁하면서 몸집을 키워 봉선화 숲을 이뤘지만 글쎄 아직 꽃을 피울 기미가 없습니다. 작년에도 이맘때 흰가루병이 도져서 꽃을 보기 전 모두를 잃고 말았는데 올해 역시 걱정입니다. 밤에는 봉선화도 자야하는데 주위의 빛 때문에 부끄러워 잠자리를 못한답니다. 이유가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제 정성이 꽃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2017.08.23)
애엄마와 딸아이 사이에 한랭전선이 형성 되었습니다. 진로문제로 서로 의견이 갈리다 애엄마가 던진 말 한마디에 딸아이가 상처를 받은 것입니다. 애엄마 성격상 오래 갈 게 뻔하므로 제가 중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마음이야 무조건 딸아이 편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판이 더 커져 버립니다. 아침 기상을 늦추며 애엄마 곁을 빙빙 돌면서 제가 참회를 합니다. 이제까지 가족을 잘 챙기지 못한 나를 반성하며 요즘은 우리 가족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산다. 술도 끊으려고 하는데 싶지 않다 등등 그리고 나서........(2017.08.22)
지금 한강을 걷다보면 나무의 꽃들이 없는 철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나무 꽃향기처럼 코를 자극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향을 따라가면 거기에는 어김없이 박주가리 꽃이 한창입니다. 나무도 아니면서도 은근하게 그리고 멀리 자기 향을 자랑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요. 꽃이 지고 열매가 여물어 솜털이 달린 씨를 날리는 모습도 다분히 동화입니다. 우리나라말에 주가리는 턱주가리 등 속어로 많이 쓰이던데 어찌하여 이런 예쁜 덩굴이름이 박주가리가 되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2017.08.21)
어제 목포역 앞 유일회관의 9천 원짜리 한정식, 소생고기 한 접시에 병치회가 한 접시 그리고 갈치조림 이미 본전은 뽑았습니다. 청정달걀이니 먹고 안 먹고는 손님의 자유의사라는데 이 또한 옛날의 계란 맛 그대로입니다. 부추김치, 파김치에 갈치속젓까지 밥 한 그릇을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 처음부터 나온 덤 한 그릇은 나중을 위해 억지로 남기고요. 몇 점 잘라놓은 복숭아로 마무리합니다. 거스름돈 천원을 어찌 받을 수 있나요?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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