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쓴 할아버지 한분이 들어오시더니 다짜고짜 “우리 노인들이 모여서 독도는 우리 땅 궐기대회를 하니 3천원만 내 놓소” 하십니다. 애국을 앞세운 갈취에 가까운 구걸, 그렇다고 기분 나쁘게 거절하면 돌아올 것은 욕설이 뻔합니다. 갑자기 어버이연합이 떠오릅니다만 애써 참으며 “날 더운데 어르신들은 그냥 집에 계시고 젊은 사람들한테 맡기셔요, 홍삼 한 봉지 드시고 힘내세요.” 완고한 거절입니다. 어쩌시겠습니까? 홍삼이나 많이 달라는데 한 봉지로 끝냈습니다. (2016.08.04)
새벽에 집안이 부산합니다. 딸아이가 일본에 놀러간다고 준비를 하나봅니다. 일어나서 차비나 좀 줄까 망설이고 있는데 애엄마가 카드를 찾습니다. 딸아이 손에 자신의 신용카드를 들려 보내려는 것이지요. 저는 한 발 물러나 생각합니다. 만약 아들아이가 놀러간다고 했으면 “또 놀러가, 언제쯤 철이 들려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용돈은 엄두도 안냈을 것입니다. 두 아이에 대한 저의 다른 태도가 아들과 딸에 대한 이중 잣대인지 아니면 첫째와 둘째라는 태생적 사랑의 차이인지는 저도 모릅니다.(2016.08.04)
브라질 리우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해서 평소 관심도 덜하고 브라질의 수도가 브라질리아니까 수도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열리나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또 아직 준비가 되었느니 마니해서 리우가 기간 인프라가 덜 구축된 신도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어제야 리우가 평소에 일고 있는 리오데자네이로와 같은 도시란 걸 알았습니다. 제가 배울 때는 분명히 리오데자네이로였는데 언제부터 오가 우로 바뀌었을까요? 처음부터 리우데자네이로였나요? (2016.08.02)
신사역 인근에서 아귀찜 집을 십오 년 이상 운영했음에도 돈은커녕 빚만 늘어나자 과감하게 정리하고 인사동의 어느 음식점의 종업원으로 취업한 아짐이 퇴근 무렵 저를 찾아왔습니다. 용인의 언니 집에서 아사이베리를 따오는 길에 제가 생각나 들렸다며 양손에 든 보따리에서 한 그릇 정도를 맛보라고 덜어 주십니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피부도 곱고 더 예뻐지셨네요. 다 비워버리니 남편도 취업해서 생활비를 보태고 딸아이도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되었다며 활짝 웃습니다. 네에 비우면 다시 채워지는 것이 인생이지요.
(2016.08.02)
어제는 저에게 있어 일진이 조금 사나운 아니 어그러진 날이었습니다. 목포에서 아침 일찍 산행을 같이하기로 약속한 분이 새벽에 카톡으로 손자가 아프다며 저의 아침 일정을 무참히 밟았습니다. 이후 내려오면 꼭 연락을 하자는 분들이 있어 점심이나 같이할 생각으로 전화를 드렸더니 한 분은 일을 나가서 안 되고 한 분은 전화를 안 받았습니다. 실망을 감추고 서울에 올라와 저녁 술자리를 같이 할까 또 세 분께 전화를 드렸는데 모두 어렵답니다. 휴가철 일요일에 기대를 한 저의 불찰입니다.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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