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많습니다. 어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양재동 aT 센터에서 종갑형님과 우리 딸 송은이와의 기가 막힌 조우가 있었습니다. 전공이 식품공학이라서 식품전시회에 들린 딸아이의 눈에 봉선화 소금이 들어온 것입니다. "어머 이 소금 우리 집에도 있는데!" 이를 바라보시던 종갑형님 "그럼 아빠가 혹시 목고?" 이쯤 되면 당연하지요. "네에 강남석!" 이렇게 해서 봉선화 소금 부스에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는 사실. 사진 한 장이 없을 리 없지요. 잉! (2015.09.11)
새벽 다섯 시 시간대의 전철 속에는 60대 중후반이 여성 손님들이 많습니다. 작은 배낭을 메거나 간단한 화장을 한 모두 소박한 차림입니다.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으로 보건데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전에 끝내야 하는 건물 청소를 하시는 분들로 짐작이 됩니다. 저분들도 집에서는 누구의 어머니며 할머니일 것이며 아침 늦잠으로 게으름을 피우고도 싶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서로 밝은 웃음을 나누며 일터로 향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 역시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입니다. (2015.09.10)
침대에서 편하게 주무시던 그분이 새벽녘에 벌떡 일어나시더니 술에 취해 안방구석에서 쥐죽은듯이 자고 있는 저에게 역정을 내십니다. “또 문을 열고 방충망을 안 닫았구만, 모기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네!” 창문 옆에 가본 적도 없는 저이지만 이럴 때 함부로 반항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따 그놈의 모기 어찌 우리 애엄마 살결 고운지는 알았지? 나를 물고 말지, 모기 나빠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분이 다시 눕습니다. 또 한 차례의 폭풍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2015.09.09)
혈압약 처방을 위한 병원정기 방문일인 어제 채혈실에서 피검사를 받고 오라는 담당의의 지시로 이른 아침 채혈실에 줄을 섰습니다. 채혈하는 분 넷 중 아가씨가 둘입니다. 둘 다 예쁩니다. 당연히 저도 저 아가씨들에게 걸렸으면 했는데 운명은 꼭 비껴갑니다. 옆의 이제 갓 총각티를 벗음직한 남자 병리사께 저의 오른팔을 내밉니다. 바늘이 들어가는 아픔을 느끼는가 싶더니 잠시 후 "피가 안 나오는데요. 왼팔을 주세요!" 앙앙 저의 두 팔이 완전 유린당했습니다. 속내를 들킨 걸까요? (2015.09.07)
이른 잠자리에 들었는데 나갔다가 딸아이와 같이 들어온 애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술보! 또 술 먹고 들어와 잔다.” 반사적으로 자던 제가 반응을 보입니다. “안 먹었어. 아까 나 보고 나갔잖아!” “ 아 참 그렇지 미안 미안!” 저녁 식사 하는 것을 보고 나갔으면서도 항상 그렇듯 구석에서 그 자세로 자고 있으니 애엄마가 잠시 착각을 한 것입니다. "나 이번 주일에는 삼일밖에 안 먹었어." 그러자 다시 마무리 발언을 하십니다. “으이구 자랑이다. 남들은 한 달에 세 번밖에 안 마신다더라!”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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