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온 안약을 병아리 눈물만큼 하루에 네 번 눈에 넣기를 연 나흘째 이제 핏기가 가시고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주 술을 계속 먹는 바람에 심해진 핏발이라서 약을 넣어서 좋아진 것인지 약을 복용하면서 술을 참아서 그런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또한 우리 몸은 자연 치유력을 가지고 있으니 저절로 좋아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겸손하지 못해서야. 금방 좋아진다 생각하니 그 이유를 또 다른 데서 찾고 있는 저를 지금 봅니다. (2014.07.03)
어머니는 정초면 꼭 절에 가셔서 그 해의 운수를 아버지를 중심으로 물어 오셨습니다. 가장인 아버지 운수가 편해야 우리 식구 모두가 편하다는 것입니다. 스님께 받아오신 내용을 지금 생각하면 그냥 생활 속에서 주의만 기울이면 되는 일상의 일들이었지만 어머니는 우리 모두에게 꼭 지키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10여 년 전 이곳 남부터미널 부근에서 가게를 시작하면서 애 엄마가 점을 봤습니다. “거기서 가게를 하면 당신 남편은 바람을 피게 됩니다. 절대 하지 마셔요!” (2014.07.03)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니 몸보신을 위하여 꼭 밖에서 점심을 잘 먹으라는 애 엄마의 교시가 있었습니다. 이를 높이 받들어 오늘은 인근 보신탕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보신탕집의 여사장님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들 다 미인이라는 것입니다. 거기다 피부 또한 투명하리만큼 곱습니다. 충정로 강남 집 아짐도, 대방동 사철탕 집 아짐도, 서초동 남부탕 집 아짐도. 아마 예쁜 분들과 개고기와는 어떤 연으로 엮여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2014.07.02)
가장 일반적인 보통의 삶을 영위한다면 아마 대학 4학년 때의 여름방학이 여러 날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요. 딸아이의 7,8월 여름방학은 용인 모 식품회사의 현장실습으로 채워졌습니다. 못내 아쉬운지 차라리 그냥 쉴 걸 그랬다며 여러 차례 투덜거리더니 어제 첫 출근 후부터는 체념한 듯 보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2학기 들어서면 이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고 그 이후의 삶 또한 뻔하지 않겠습니까? (2014.07.02)
이제 더위가 시작되는 7월로 갓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면산 참나무들의 수난은 벌써 시작 되었습니다. 참나무시듦병이 창궐해서 노란 비닐 방제 옷을 두른 아름드리 참나무들 마저 속수무책으로 말라 비틀어지고 있습니다. 좀 벌레가 참나무에 구멍을 뚫고 들어갈 때 몸에 붙어 있던 곰팡이들이 함께 들어가서 물관을 모두 막아버리기 때문이라는데 어찌 나무들만 당하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들도 이런 작은 벌레에 의해 멸망의 길로 접어들지 모르는 일입니다. (2014.07.01)
눈에 핏발이 선지 며칠이 되었습니다. 늘 그래 왔듯이 그만두면 저절로 좋아지는 법이어서 가만있었는데 이제 그렇지 못하네요. 더군다나 계속되는 음주로 더욱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별 수 없이 오늘은 평소 죽기보다 싫어서 멀리하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어떤 기계에 눈을 가까이 대고 불을 잠시 비추더니 이내 처방을 내립니다. 안약 좀 넣으시지요.1분도 채 안 걸렸습니다.진작 들렸으면 이미 나았을 일을 참으로 저는 어리석습니다. (2014.06.30)
전에는 불타는 애국심으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마치 제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처럼 마음으로 같이 달려서 숨이 가파지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혈압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지기라도 하는 날은 땅이 꺼질듯 한 아쉬움을 남겼는데. 요즘은 뭐 그다지 애국심도 불 사를 일이 없고 해서 그냥 이기면 좋고 져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역시나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상대 선수들의 잘하는 점도 잘 보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사퇴하려나요? (2014.06.27)
바야흐로 계절은 깊은 여름을 향해 달려갑니다. 아침 길거리에서 벌써 생을 다해가는 매미 한 마리를 보며 잠시 55년 전 다섯 살 무렵으로 돌아갔습니다. 학교 옆 관사에 살던 저는 학교운동장이 놀이터였습니다. 여름방학이었나요. 교실에 가서 점심시간 아버지를 모시고 오라는 어머니 심부름을 가다가 운동장 팽나무 아래 떨어져 울고 있는 대매미 한 마리를 운 좋게 잡았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심부름 따위는 그대로 잊고 그걸 들고 이웃을 돌아다니며 자랑을 했던 기억으로..... (2014.06.26)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기 검진일이어서 정해진(2014.07.07~2014.07.13) (0) | 2014.07.14 |
---|---|
가장 좋아하는 여름바지가(2014.07.04~2014.07.07) (0) | 2014.07.04 |
이제 스물을 갓 넘겼을(2014.06.21~2014.06.25) (0) | 2014.07.03 |
옛날에 비해 요즘은(2014,06.15~2014.06.20) (0) | 2014.07.03 |
애 엄마의 금주령이 해제되어(2014.06.10~2014.06.14) (0) | 2014.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