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 한강에서 서초동 상가로 바뀌면서 잊고 사는 게 많아졌습니다. 며칠 전 희동 친구가 자신의 뜰에서 따온 포리똥 사진을 올리면서 자랑을 할 때 비로소 한강의 보리수들이 날만 새면 내 것이었는데 올해는 구경 조차 못했구나. 인근 롯데마트 매대에 놓인 보기만 해도 침이 도는 살구를 보고 나서야 한강가에 떨어진 살구는 모두 내 것이었는데. 어디 이뿐입니까? 제가 오고 가는 것을 물끄러미 보던 왜가리도 잊었으며 새벽에 깜짝 등장한 수달 형제들은 저를 더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모두가 옛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만 보 언저리에서 이천오백 보로 확 떨어진 거리가 제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그만큼 확 줄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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