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양재역 쪽에 일이 있어서 가는 전철 속에 깔끔하게 차려입은 노부부가 나란히 앉아있습니다. 이윽고 양재역에 이르자 먼저 일어선 할머니께서 꿈쩍도 하지 않는 할아버지를 향해 “양재역이라 하잖아!” 큰소리를 지르자 겨우 할머니 뒤를 따라나섭니다.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할머니가 옆 손잡이를 잡자 뒤따라서 바로 잡습니다. 개표구에서도 할머니가 먼저 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할아버지께서 통과하십니다. 할머니 없이는 할아버지 혼자서는 아무일도 못하실듯싶습니다. 겉으로는 절대 그리 보이지 않는데요. 그런데 저 모습이 몇 년이 흐른 후 바로 저의 모습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지금도 그런 형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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