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들어간 집에 아직 사업장에서 열심인 가족들을 대신해 빈 밥통과 개수대에 가득 쌓인 빈 그릇들이 저를 반깁니다. 드디어 저에게 식구들에게 봉사할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쌀과 물 1대1 정확한 부피의 과학적 밥 짓기에 들어가고 전자밥통의 시작멘트에 발맞춰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행여 안 하니만 못하다는 말을 들을까 손에 힘을 주어 닦고 또 닦습니다. 이윽고 밥통의 밥이 찰지고 싱크대 그릇들 또한 윤을 내며 차례를 기다리는데 9시를 넘기고 11시가 다 되도록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심부름을 잘 다녀와 어른들의 칭찬을 기다리며 어린애마냥 설레이던 가슴은 어느새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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