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터미널역 9호선에서 개표구로 올라기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앞 아가씨의 왼쪽 쑥색 하이힐이 벗겨졌습니다. 바로 뒤의 제가 주우려는 순간 아가씨 발이 뒤로 들어와 그대로 신습니다, 당연히 아가씨는 저의 잠깐 친절을 알 리 없고, 그때야 저도 친절도 친절 나름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뒤로 벗겨진 신발을 제가 손으로 집어 들어 그녀의 손에 안긴다? 아가씨 역시 손으로 받는다는 게 마뜩잖은 일일 것입니다. 태평하게 3호선 쪽으로 가는 아가씨 뒤를 앞지르지 않고 저도 따라갑니다. 왜요? 저도 3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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