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사우가 서초동에서 저녁 약속이 있다며 먼저 저희 가게를 들렸습니다. 변변치 못한 저를 그래도 선배라고 일부러 들려주는 후배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저보다 몇 배 위대합니다. 박정수 사우는 입사 지원 당시 제가 서류작업을 했으며 퇴직 당시에도 장래문제에 대한 많은 협의를 한 바 있어서 연이 좀 각별합니다. 정수 아우 부부가 도로주행 연습을 하다가 논바닥으로 그대로 꼴아 박혀버린 옛 추억을 어제 역시 더듬으며 흑산 홍어 몇 점으로 우정을 다졌습니다. (2019.01.19)
어제 저녁 무렵 건물 화장실 문을 열자 화장실이 온통 똥 덩어리 전시장입니다. 마치 홍수가 지나간 것처럼. 세 칸 중 가운데 칸이 진앙지입니다. 추측해 보건데 행인 중 한 분이 용변 후 뒤처리 버튼을 눌렀으나 내려가지 않자 당황스런 나머지 여러 차례 시도 결국 난리가 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겁이 난 그분은 줄행랑을 쳤을 것이고. 저 역시 대책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는데. 오늘 아침 청소 아짐께서 호스로 외부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등 분주하십니다. (2019.01.18)
딸아이와 애엄마가 목포의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손녀와 며느리가 할머니와 시어머니를 찾아가 뵙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저는 감사한 마음이 가득할까요? 어머니를 집에서 가까운 서울에 모시지 않고 목포 병원에 그대로 계시게 한 이유 중 하나가 찾아가 뵐 여동생, 우리 가족 또는 친지들에게 즉 멀어서 가지 못한다는 그런 핑계라도 안겨서 마음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함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유일한 아들인 저는 꼭 해야 될 이므로.... 어머니 치매 이후 지금까지 목포를 150여 번 갔습니다. (2019.01.17)
요즈음은 팔씨름 하는 모습을 구경하지 못했는데요. 젊은 날 애엄마와 팔씨름을 붙은 적이 있습니다. 힘이 좋은 줄 알았지만 설마 했는데요. 오른쪽은 팽팽하게 맞서다가 제가 지고 말았고요. 왼쪽은 잡자마자 제가 또 무너졌습니다. 그때부터 제 인생은 슬픔의 연속입니다. 그분의 얼굴을 살펴야하고 그분의 말씀이면 깨갱깨갱 바로 모셔야합니다. 오늘 새벽만 해도 그렇습니다. 술 냄새가 난다며 한마디 하자마자 바로 옷을 입고 집을 나왔습니다. 여의도의 추위가 저를 엄습했습니다. (2019.01.16)
일진이 사나운 날이 있습니다. 바로 어제입니다. 첫 고객으로 온 아짐 둘이 행사관련 혜택을 다 받고서도 사은품을 더 달라고 버팁니다. 안 주면 다음에 오지 않겠다는 협박성 발언과 함께요. 이번에는 남녀 한 쌍이 오더니 각자의 것을 따로 고르더니 계산 직전에 묻습니다. 사은품으로 뭐를 줄 거냐고 물으면서 주지 않으면 다른 가게로 지금 가겠다고 합니다. 두 번에 걸쳐 속을 긁혔습니다만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이 정도에 흔들리면 이 사나운 기운을 끊지 못하기 때문에요.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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