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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건물 화장실 안에 있는데(2019.01.04~2019.01.07)


음식점의 메뉴판에 왕 갈비탕과 갈비탕이 나란히 있다면 어느 쪽이 비싼 가격일까요? 일요일 목포의 어느 음식점에서 점심을 간단히 할 요량으로 당연히 왕자가 붙은 갈비탕은 양이 많을 것이라 생각 갈비탕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왕 갈비탕은 13,000원 갈비탕은 그보다 3,000원이나 더 비싼 16,000원입니다. 왕 갈비탕은 미국소고기고 갈비탕은 한국소고기랍니다. 왕 자(字)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미국이 대국이라서? 아니면 갈비가 더 굵을까요? (2019.01.07)



사실 어머니를 뵈러 목포로 내려가는 시간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병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이 가족에게는 편안함을 안겨주고 때로는 마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닫힌 공간에 스스로는 절대 나갈 수도 없는 곳이니 수용소 군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항상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24시간 함께 같이 있을 수 없는 저의 상황에서 요양병원은 정말 고마운 곳입니다. (2019.01.07)



새해 어머니와의 첫 만남. 마치 제가 오는 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침대에 앉아 있던 어머니께서 반가운 미소로 저를 맞으십니다. 물론 그뿐, 저를 쳐다보기만 하시지 여전히 말씀은 없으십니다. 지켜보던 간호사가 몇 차례 누구냐고 묻자 아들이라고 딱 한마디를 하십니다. 당연하고 뻔한 사실을 왜 묻냐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는 이내 다시 침묵모드입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지난 일 년 어느 날보다 훨씬 양호하신 모습으로 어머니는 자신의 88세를 그렇게 맞습니다. 우리 엄니 박복순 여사 만세! (2019.01.07)




여의도 밤거리에서 버스와 택시기사 간에 시비가 붙었습니다. 출동한 젊은 경찰이 양쪽을 따로 만나 경위를 듣고 양쪽을 설득하여 화해하게 만드는 솜씨가 가히 보기 좋습니다. 시비지심(是非之心)에 가득 찬 날이었는지 순찰차가 떠날 무렵 이번에는 택시기사와 승객 간에 싸움이 붙었습니다. 다시 차에서 내린 그 경찰관 또 양쪽을 멋지게 설득하여 갈등을 마무리합니다. 그냥 지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경찰관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고 악수를 청하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멋진 경찰관이라는 칭찬을 건넸습니다.

(2019.01.05)




건물 화장실 안에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버튼 조작을 잘못하는지 문을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고 누르고 야단입니다. 얼른 열어주고 싶었지만 저도 아이엔지 상태라 어려웠습니다. 이윽고 제가 문을 열어주니 상하 검정색 옷차림에 머리가 솔찬히 빠진 사내가 들어오면서 냅다 쌍욕을 퍼붓습니다. 저에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의 정면에서 저를 보면서 내뱉었으니 저에게 하는 거나 진배없습니다. 제가 일점 동요라도 있었으면 곧장 싸움으로 비화 할 뻔했지요. 그대로 듣고 그대로 그분에게 속으로 돌려줬습니다.

(201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