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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우리 집 4대명절로 밀렸지만(2018.08.24~2018.08.27)

어제는 저의 고스톱 역사에 최악의 날이었습니다. 고스톱 역시 흐름의 놀이여서 자기 흐름이 돌아왔을 때 승기를 잡고 몇 번 이겨내면 그만인데 그 흐름이 좀체 오지 않거나 앞자리에서 바로 끓어버렸습니다. 무려 32판째에 이르러 억지로 한판을 겨우 이겼고요. 그 후로 50여 판에 이르러도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급기야 원투펀치 한방에 손을 들고 판에서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최악의 기운이 어제 저를 지배했을까요? 하늘도 이를 슬퍼하여 오늘까지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2018.08.27)




이번 생일 역시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하나같이 제가 평소에 갖고 싶었던 것이나 필요로 한 것들을 제 취향에 맞게 선택을 해왔습니다. 저에 대해서 여러 정성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딱 맞는 선물을 누구에게도 할 줄 모릅니다. 다만 항상 따뜻한 시선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요. 저도 좀 더 깊은 관심으로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이 시점에서 해봅니다. ㅋㅋㅋ저도 제법 커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2018.08.26)



윗머리 끝에서 출발하여 이마를 향하여 빠른 속도로 전진하던 탈모전선이 이마 직전에서 가까스로 멎었으나 이미 탈모가 된 부분은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없을 정도로 아주 엉성해졌습니다. 거울을 쳐다보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앞머리들 뒤로 황량한 벌판이 앞에서도 훤히 보입니다. 적어도 전에는 고개를 숙이기 전의 모습은 멀쩡했는데요. 앞머리라도 잘 버텨주기를 바래면서 앞머리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고마워요, 앞머리님 오래오래 우리 같이 살아요, 잉!” (2018.08.25)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면서도 짐짓 모르는 체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면서 인사 없이 지나치는 일처럼 멋 적은 게 없을 것입니다. 우면산에서 작년 만해도 거의 매일 마주쳤던 아짐 한분을 제가 올해 한강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 우면산에 다시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인사를 하고 지냈으면 손이라도 잡으며 반가움을 나눌 상황을 그렇지 못해 서로 외면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 살을 많이 빼셨는데요. 얼굴 살까지 빠져서 그전 통통하실 때가 제 눈에는 더 좋았습니다. (2018.08.25)



우리 집 4대명절로 밀렸지만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는지 어제 저녁 여의도 가족축하연이 국적불명의 메뉴가 아닌 순수 한국음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딸아이의 권위라고는 손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아빠의 삶이 너무 훌륭하다는 덕담이 오고가고 마음이 담긴 선물들을 저에게 안겼습니다. 캐디백, 락포트 로퍼 등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오늘 아침 상 또한 광주에서 다 보내주신 음식이니 장모님께서 차리신 거나 진배없습니다. 그렇게 저의 생일 날이 태풍 솔릭과 함께 밝았습니다. (201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