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물이 출렁이며 땅과 경계를 이루는 곳에 맷돌 크기의 돌이 흘러 왔습니다. 지난 번 비에 물이 불면서 왔구나 싶었으며 숱한 물길에 결이 반들반들해졌다 느꼈습니다.그런데 한참을 지나 생각하니 한강에 저만한 돌이 떠돌아다닐 수 있을까 싶어 오늘은 발을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역시나 페 스티로폼 뭉치였습니다. 어제 본 것은 돌덩어리요, 오늘 본 것은 스티로폼 덩어리였으니 둘 중 어떤 것이 실상이고 또 어떤 것이 허상인지 모를 일입니다. 내일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2018.05.26)
옆집이 꽤나 소란합니다. 나가보니 국수집의 제가 좀 더 이뻐하는 아짐과 덜 이뻐하는 아짐사이에 말다툼이 한창입니다. 말려야겠는데 둘이 중국말로 싸우니 짐작을 할 수 없습니다. 얼른 밖으로 나와 박카스 두병을 사들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역시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아짐들 손에 박카스 한 병씩을 안겼습니다. 좀 더 이뻐하는 아짐은 웃으며 받으면서 다툼을 멈췄으나 덜 이뻐하는 아짐은 뿌리치며 계속합니다. 그러니 부등호가 늘 한 곳으로만 열려있지요.(2018.05,26)
한강 흑석동 고가 밑 제 오른쪽의 참새 한마리가 날아가지 않고 제 곁을 지킵니다.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때로는 넓이 뛰기 걸음으로 50여 미터를 함께 가니 이것은 둘 사이가 영락없는 벗입니다. 그러다 제 앞을 왼쪽으로 횡 가로질러 가더니 안보입니다. 그래서 끝이려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30여 미터를 먼저 날아 저를 보더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시 오른쪽을 가로질러 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전생의 연이었는지 이생의 연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오늘 아침은 제가 저 참새 친구입니다.(2018.05,26)
주위의 이쁜 아짐들이 제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 김밥집의 현미아짐에 이어 블루문 맥주집의 은영아짐도 떠났습니다. 서운하지만 또 다른 인연을 기대해야지요. 이미 블루문에는 새 아짐이 자리를 했는데요. 며칠 전 친구들과의 2차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인사는 나누었습니다만 키가 크고 몸매도 좋은 미모의 젊은 아짐이라 아마 저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잠시 고민합니다. 그냥 손님으로만 남을 것인지 좀 더 가까운 아재, 아짐의 연으로 이어갈 것인지를.... (2018.05.24)
벤자민 프랭클린이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는데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못 자라게 하려는 것입니다. 가게 창문 바로 앞에 몇 년 전부터 가죽나무 두 그루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적당하게 자라 시야를 가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자꾸 커서 창문을 덮을 정도가 되니 주위에서 자르라고 야단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자라는 대로 두고 싶지만 그래도 장사하는 집이니 일 년에 두어 번은 꼭 피를 보게 됩니다. 몸이 잘린 가죽나무의 흐느낌에 가슴이 아픕니다. (2018.05,23)
몸무게가 서너 달 67.5kg에 머무르면서 더 빠지려는 조짐이 보이자 몸무게를 좀 늘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몸무게가 빠지는 것은 바람직스러우나 비례해서 얼굴 살이 빠져버려 노화를 가속하기 때문입니다. 작심하고 일주일을 연속으로 술을 마시면서 고기 등의 안주를 마구 섭취했더니 오늘 아침에는 무려 2kg이 늘어 눈금이 69.5를 가리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간사해서 또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더 늘려서는 안 되겠다. 67.5kg이 편했구나, 돌아가자 다시!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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