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들 차가 두 대나 광주로 내려갔고 모두들 한 자리에서 좋은 축하 자리를 가졌으니 그 중 어느 한 동생이라도 목포 어머니께 들려주기를 은근 기대했습니다. 물론 일기도 불순하고 서울로 다시 올라가야하는 부담도 있지만 일부러 내려오기는 조금 먼 거리이므로 기회로는 좋겠다 싶었는데. 본시 출가외인들이라 이런 책임들을 면해주고 모든 것은 제가 안고 가야하는데도 가끔은 이런 생각들이 드는 것입니다. 저도 못 들렸으니 이번 주말 제가 목포에 다녀오는 게 맞는 일입니다. (2018.05.13)
광주 사는 둘째 여동생 딸아이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우리 네 가족 모두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가족 모두의 여행, 실로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초등학교 이후 처음 일이니 실로 15년만이 아닌가합니다. 내 어깨 옆에 잠이든 애엄마를 보면서 나에게도 아내라는 이름의 여자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으며 건너편에 나란히 앉은 아들과 딸을 보면서 언제 저리 훌쩍 컸을까 새삼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집안행사에 혼자만 다닌다고 늘 듣던 여동생들의 핀잔을 어제만은 피했다는데 어깨가 으쓱! (2018.05.13)
시집을 한 권 사려고 교보문고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는데 회원등록을 하라고 합니다. 몇 가지를 넣으니 과거 회원등록이 되어있다며 아이디를 알려줍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비밀번호를 알아내는데 절차를 여럿 걸쳐 많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어렵사리 등록을 하고 책 한 권 구입을 끝냈는데 이 또한 이상합니다. 책값이 3천원인데 배송비가 없습니다. 다시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하니 그건 전자책(eBook)이었습니다. 신석정 제1시집 촛불입니다. (2018.05.11)
새벽 네 시를 살짝 넘긴 시간 가게에서 자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술자리에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고 가게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모처럼 숙면을 취했습니다. 다섯 시가 넘자 애엄마의 질책성 전화가 왔습니다. 여섯 시가 넘자 이번에는 처제 전화가 왔습니다. 어제 밤에 가게에 불이 켜져 있어 들어와 의자에 자고 있는 저에게 집으로 가라했더니 위층 다락(창고)으로 가서 자겠다고 했다합니다만 도무지 모르는 일입니다. 아무튼 술이 보약입니다. (2018.05.11)
가게를 벗어나 하루를 노는 반칙을 하면 모든 게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경기도 양평 모내기를 기다리는 논의 가득채운 물에 반사되는 햇빛에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호흡하는 소리가 귀를 설레게 하고, 길가 마로니에 꽃은 층을 이루어 곡마단 트럼펫 소리가 없어도 하늘 높이 솟아오르며, 뽕나무 어린 오디들은 서로 부딪히며 몸집을 키워가는 즐거운 아우성, 연못 속에 몸을 숨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에 나는 열두 살 회문리 어린 소년으로 돌아갔습니다.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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