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관리실로부터 전화가 와서 화장실 디지털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알려줍니다. 저는 사거리에 위치하는 건물이니 만큼 공공성을 고려하여 화장실 개방을 유지해야 한다고 반대하였으나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설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오늘 아침부터 부산합니다. 출근길 급하신 분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비밀번호를 물어봅니다. 그런데 하필 청소하는 아짐께. 사실은 그분들 원성으로 일이 출발했을 터인데. 옆에서 저는 일려주고 싶었지만 아짐한테 찍히지 않으려고.... (2015.05.29)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실 시점이라는 보호사 아주머니의 전화에 놀랐습니다. 가족의 해체는 제일 마지막에 고려하려는 나의 생각이 이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싶네요. 모셔서 여러 곳이 불편하기 보다는 그래도 두 분이 따로 계시며 어떤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했는데. 이제 저도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싫어도 내가 다하지 못하니 어쩌겠습니까? 낮부터 술 드시고 누워있는 아버지 곁에 하릴없이 같이 누워있다는 어머니 말씀에 눈물이 납니다. (2015. 05.28)
어제는 폭탄주 및 맥주가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 술자리에서 둘이 소주만 세 병을 나눠 마시니 도중에 술에 취하지 않았으며 집에서도 눈치를 채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침에도 숙취가 전혀 없어서 깔끔합니다. 사실 폭탄주는 마시기만 편할 뿐 술 먹는 양이 많아져서 여러 장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소변 주기도 짧아지는 등 그 후유증이 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첫 잔이 목에 넘어가는 상쾌함 때문에 꼭 손이 갔는데 이제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2015.05.28)
오래 전에 상처를 한 국교동창이 최근에 만나고 있는 아짐 한 분과 같이 왔습니다. 일종의 인사인 셈입니다. 첫 인상이 수려한 용모에 조용한 말씨! 친구보다 몇 배나 좋은 여러 가지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제가 흠이 되면 안 되겠다 싶어 주변의 좋은 음식점으로 모셨습니다. 술 한 잔을 가볍게 곁들이는 식사 중에 저는 제가 보는 친구의 장점을 은근슬쩍 흘리며 그 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역시나 저하고 같은 이유이지요. 오늘 아침 친구로부터 어제 고맙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2015.05.27)
노들 역에 이르자 제 또래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일시적으로 다리가 불편한지 등산스틱에 몸을 의지하며 전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경로석에 앉아있던 또 다른 아저씨 한 분이 일어나면서 "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합니다.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으면 그만일 것을 “어이, 나 할아버지 아니야!” 하고 덧붙입니다.또 그걸로 끝났으면 그나마 좋은데 기어코 또 한마디를 “거, 되게 기분 나쁘네!” 자리를 양보한 분만 쑥이 되고 말았습니다. ㅋㅋ얼굴로 봐서는 할아버지 말을 들어도 뭐!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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