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보통의 집에서 아버지들이 수행하는
아이들 중요 시험 장소에 데려가고 데려오는 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그를 핑계로 나 몰라라 편히 지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아침 시험이 있다며 모녀가 또 나서는데 저도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라도 가기로 했습니다. 애엄마 옆자리에 앉아 행동을 같이 했습니다.
모녀가 다 "웬일이냐"고 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입니다. 이제야 저도 철이 드나봅니다.(2014.03.02)
세상에는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어제 저녁 목포 자기 집 제사에 갔던 고교후배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우리 집을 들렸습니다.
반가움에다 본인의 아픔이 서러워 우시는 어머니와 서로 눈을 맞추며 눈물을 흘렸고
손을 놓지 않으시는 아버지께는 술 한 잔을 대접했습니다.
제가 간 거나 진배없습니다. 아니 두 분에게는 몇 배나 더한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10년 아래 후배가 보여준 형제애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2014.03.01)
매일같이 들려서 제 명함 한 장을 들고 가는 자폐증 소년의 주문이 계속 조금씩 늘어 갑니다.
처음에는 명함만을 달랑 들고 가더니 얼마 지나서는 앞면에 뭐라 불라주면서 그걸 써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려니 하면서 써 주었는데 요즘에는 뒷면에도 다른 걸 써달라고 또 불러줍니다.
말이 안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 말에는 대답조차 않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부모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는데 가져간 명함이 두 통이 넘습니다.(2014.03.01)
거실 한 구석에서 거울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던 애 엄마가 저에게로 다가왔습니다.
얼굴을 내밀더니"어때 많이 좋아졌지? 깨끗해졌지?" 저는 아무리 봐도 전과 다름이 없는데 이럴 때를 "대략 난감"이라 하지요.
그러나 느낀 대로 얘기했다가는 따뜻한 밥 얻어먹기 쉽지 않지요? 잉! "아따 확실히 좋아 졌구만, 한 10년은 젊어 졌네!"
흐뭇한 그분께서 바로 아침상을 준비하러 갑니다. 자! 오늘도 우리 즐거운 날 만들어 갑시다!(2014.03.01)
4년여의 비엩남 지사 근무를 마치고 다시 본사의 새로운 보직을 맡은
민 경환 사우와의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가 서초동에서 있었습니다.
같이 있으면서 별로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선배랍시고 간간 연락하고 찾아와
근황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러 후배사우들 덕분에 지금도 마음이 항상 즐겁습니다.
기 의석 사장님을 비롯하여 주 재윤님, 오 기주님 그리고 저 이렇게 함께였습니다.
우리 민 팀장 고마워요. 잉!(20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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