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일정대로라면 순천만으로 가야 하는 것을 슬슬 내리는 비로 인하여 가는 길목의 조계산 선암사로 급선회를 합니다. 저는 잠시 생각합니다. 제게 어떤 행운이나 기회를 안기려고 이런 일이 일어날까? 바로 답이 나왔습니다. 2월 한 달 그간의 수련이 무색하게 평정심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부질없는 우려와 걱정이 온통 지배하며 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를 내려놓고 오라는 가르침입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발아래 내려놓으며 대웅전에 이르러 삼배와 함께 눈앞의 부처님께 몽땅 드리고 왔습니다. 맞습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마음이란 것은 본래부터 머물지 않는 것이니 그런 줄 알고 쓸데없이 공연히 한곳에 집착하지 말라는 어느 분의 해석이 딱 맞습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 어떤 것에도 머물지 않고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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