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날의 아침을 상호 부인(夫人)표 식혜 한 그릇으로 산뜻하게 맞이합니다. 어제 석양 무렵 집에서 정성스레 빚어 아직 온기가 가득한 식혜를 가져와 저를 감동과 기쁨으로 흠뻑 적시게 했는데요. 서울에서 자란 상호는 저 식혜의 원료인 엿기름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을까요? 보리에 싹을 틔우고 그 보리를 시루에 안쳐 물을 주면서 기르다 보리 두 배쯤 자랐을 때 바싹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갈아서 사용하는데요. 우리 고장에서는 엿지름 가리라 불렀습니다. 어머니께서 하시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 저야 잘 알지만 상호는 알 리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촌놈이 더 똑똑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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