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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허상과 실상 사이(2023.09.08)

이른 새벽 한강 멀리서 탱크톱에 숏팬츠 차림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당연히 여성이려니 얼마나 예쁘고 드러난 배꼽은 어떤 모양일지 마구 궁금해 마주치기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얼굴을 가까이한 순간, 이런? 흰머리에 러닝셔츠를 가슴까지 말아 올린 나이든 아재입니다. 기대가 허망으로.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한강에서는 이렇게 늘 허상을 보고 두려움에 떨거나 즐거워하다가 실상을 깨닫고 평상심으로 돌아오는 일이 많습니다. 주변이 어두워 사물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그래도 허상과 살상 사이에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 그야말로 꿈이요 환상이며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습니다. 다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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