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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얼굴과 목의 얼룩을 제거한지(2018.01.11~2018.01.15)


기력 보충의 마지막 날로 삼은 어제 역시 점심으로 인근 보신탕집을 찾았습니다. 일요일이라 당연 손님이 없을 걸로 생각했는데 아니 만석입니다. 그런데 손님 모두가 정장을 잘 차려 입으신 70대 후반에서 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들이십니다. 옛날에 한 가닥 하시던 분들이려니 생각하며 지켜보았는데요. 그 많은 자리에 소주 한 병 안 보이고 또한 말씀조차 전혀 없으십니다. 적막강산이지요. 주인 아짐께 물었더니 예배를 마치신 교회신도들이랍니다. 그래도 그렇지요. “하느님 저들에게 소주와 말씀을 허하소서!”  (2018.01.15)         




방탄소년단 때문에 우리 집에 뜬금없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막내처제의 중3딸아이가 방탄소년들을 만난다고 서초동 자기 집을 두고 여의도 우리 집으로 어제 밤 건너 왔습니다. 5시30분에 나서야한다 해서 깨워주겠노라 했더니 알아서 한답니다. 어찌 염려가 안 되겠습니까? 시간마다 거실로 나왔는데 밤을 꼴딱 새웁니다. 시간이 되자 아들 홍구가 차로 데리고 나섰습니다. 공연은 오후 네 시라는데요. 응원스티커를 받으러 간다합니다. 8시에 들어오면서 10시30분 또 나가야 한답니다. 이번에는 뭘까요? (2018.01.14)



눈이 내리는 아침 분위기에 걸맞게 늑장을 부리다 오늘따라 일찍 일어난 애엄마 용의검사에 된통 걸렸습니다. 먼저 바지가 구겼다며 벗으라고 합니다. 바지를 벗자 나타나는 건 파자마! 그분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뭐냐고? 당장 내복으로 갈아입어요.” 찍소리도 못하고 이에 응합니다. 끝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윗옷입니다. 어제 밤 잘 때 입고 있던데 그걸 그대로 나가냐면서 역시나 바꿔 입으라고 합니다. 외투까지 싹 본인의 의중대로. 혼이 난 저는 가게에서 면도를 하다 코를 베었습니다. (2018.01.13)



영하 14도의 아침 추위, 우면산행을 빼먹을까? 말까? 빼먹어도 이유로는 충분한데 일상의 리듬을 깨기 싫어 군가인 진군가를 부르며 우면산으로 돌격 앞으로! “높은 산 깊은 물을 박차고 나가는 사나이 진군에는 밤낮이 없다” 그러나 이제 저는 사나이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중고 아재에 불과했습니다. 장갑사이로 찬바람이 숭숭 들어와 손이 얼고, 격자무늬 파자마 사이로도 냉골이 스치고 지나가자 발이 얼었습니다. 갑자기 노래가 선창으로 바뀌었습니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2018.01.12)



얼굴과 목의 얼룩을 제거한지 이제 보름 가까이 되었습니다. 처음 화가 난 것처럼 빨갛던 부위가 차분해졌으나 아직은 붉은 기운이 확연합니다. 재생크림은 열심히 바르고 있는데 어제 처제가 선크림도 같이 발라야했다면서 겁을 줍니다. 분명히 지침서에는 외출 시 선크림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데요. 딱 한 번 밖에 바르지 않았는데 잘못될까 은근 겁이 납니다. 그런데 재생크림을 바르니 피부가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수염과 털들만 더 잘 자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