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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2017.10.13~2017.10.17)


새벽 세시 거실에서 아들아이 공부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음이 흐뭇해져서 칭찬이나 한마디 할까하고 나가봤습니다. 웬걸! 혼자가 아니고 셋입니다. 저보다 한참 어린 동급생 두 명에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중간고사 공부를 한다는데 그중에 한 아이는 여학생입니다. 요즘이야 남녀학생 구분이 있습니까만 그래도 여자 아이가 같이 있으니 이거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늦게 시작한 아들아이의 학교공부 잘 해서 거기서 큰애기도 하나 장만했으면 좋겠습니다.  (2017,10.17)




어머니를 홀로 목포 병원에 계시게 한 미안함은 우선 차치하고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내려가는 것은 어머니의 안위를 살피는 게 우선이고, 둘째로는 어머니께 저의 얼굴을 보여드려 잠시라도 기쁨을 안겨드리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병원생활이 길어지자 치매와 더불어 기력도 쇠잔해지시면서 요즘은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잠시 눈을 뜨고 반갑게 맞아주시고는 이내 다시 누워 눈을 감으십니다. 옆에서 잠시 지켜보다 올라오는 수밖에요. 오며가며 드는 시간 8시간, 어머니 뵙는 시간 10분! (2017. 10. 15)




어제는 대전에서 꿀벌동물병원을 운영하시는 선배님과 술잔을 나눴습니다. 병원의 이름이 꿀벌이듯 이름 그대로 꿀벌만을 위한 꿀벌 종합병원입니다. 농약 등 환경파괴로 급격하게 개체수가 줄고 있는 벌들의 생존을 돕는 우리나라 유일의 꿀벌전문병원이지요. 처음의 염려와는 달리 전국 각지의 양봉 농가와 협회에서 강의, 치료, 예방 등을 위해 선배님을 찾기 때문에 연일 바쁘시면서 멀리 내다보시는 분답게 벌써 후계자 양성을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2017.10.15)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찍힌 이래 그 영혼을 달래고자 그때부터 지금까지 1년6개월여를 점심으로 고등어와 함께 했습니다. 우리 가게 주위로 점심으로 고등어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서해수산과 삼학도 두 곳입니다. 개인적인 연으로는 삼학도가 훨씬 가까웠으나 멀리 있는 서해수산을 그간 자주 들렸습니다. 금번 연휴 중 삼학도가 대대적인 내부수리를 마쳐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저 하나가 간들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만 당분간은 삼학도 고등어를 만나야겠습니다.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2017.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