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없어진 틀니 때문에 어머니께서(2017. 11.08~2017.11.11)

강남석 2017. 11. 13. 15:20

멧돼지들이 세상 나들이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병원에도 가고 도서관도 들리며 가족단위로 음식점도 찾더니 맛이 들려 드디어 골프채도 집어 들었습니다. 채를 휘두르는 게 서툴렀는지 골프장 페어웨이를 온통 파헤쳐 곳곳이 쟁기질을 해놓은 듯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골프장 전체가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 입니다. 지렁이 몇 마리를 찾는 멧돼지 등살에 골프장은 온통 울상입니다만 본시 깊은 밤 깊은 산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그도 감수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2017.11.11)



시진핑이 자금성으로 미국의 트럼프를 불러들여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자신이 중국의 황제 반열에 올라섰음을 세계만방에 과시하였습니다. 넓은 땅덩어리와 그를 떠받치는 13억 인구의 힘이지요. 땅하고 인구 빼면 우리가 중국에 뒤질게 뭐 있습니까? 우리도 서둘러 태백산맥을 밀어서 동해를 메워 영토를 일본인근까지 확대하고 가구당 자녀를 다섯 이상 나아서 국력을 키워냅시다. 오늘부터 구호 하나 “우리 모두 성생활을 열심히 하자!” (2017.11.10)




늦은 밤 그분께서 잔뜩 취해 들어오셨습니다. 보나마나 처제들 작품입니다. 침대에 누이고 그때부터 심부름이 시작됩니다. 물을 떠다 바치기를 서너 번 그때마다 한마디씩이 돌아옵니다. 왜 이리 적어? 이번에는 왜 이렇게 많아? 그래도 시중을 드는 제 마음은 즐겁습니다. “네에 마님 얼마든지 시키셔요! 술 취한 저야 제가 떠다 먹지만 마님은 시키실 자격이 있습니다!” ㅋㅋㅋㅋ오는 것이 있어야 가는 것이 있는 법! 적어도 오늘 저녁은 제가 취해 들어가도 별일이 없겠지요? 잉! (2017.11.09)




전철 옆 자리에 두 아가씨가 앉아있고 그 옆에는 아저씨 한 분이 앉아 있습니다. 이윽고 동작역 가까이에 이르자 아저씨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일어난 자리에서 천 원짜리 두 장, 오천 원짜리 한 장 합계 칠천 원을 발견한 두 아가씨가 아저씨를 부릅니다. 나가려다 말고 돌아선 아저씨가 그건 자기 돈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순간 전철은 출발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저씨는 내릴 곳을 놓쳤고 아가씨들은 칠천 원 처리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분실물 센터에 가져간다 해서 제가 정리합니다. “그거 아가씨들 몫입니다.”  (2017.11.09)




없어진 틀니 때문에 어머니께서 두 번째 치과에 가는 날입니다. 집에서는 가끔 있던 일이 병원에 계셔서 2년여를 잘 유지했는데 어쩌다 쓰레기에 휩쓸려갔을 것입니다. 여동생이 지금 목포에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병원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일이 어머니께서 자신의 움직임을 위해나 위험요소로 생각하시기 때문에 심하게 거부하셔서 보통일이 아닙니다. 지난번은 치과의선생님 손을 물어 버렸다는데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을까 신경이 온통 그쪽에 있습니다.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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