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들어간 아들이(2014.12.27~2014.12.31)
목욕재계를 하며 2014년 마지막 날 아침을 함께 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여러 일들이 많았던 올 한해 저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술자리 가운데서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활발한 인적교류 그리고 상당량의 독서와 사색을 통해 지적, 정신적 성장을 거듭했음을 자평합니다. 또한 등한시했던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제 자신이 많이 변화했음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하여 아침마다 저의 졸고를 읽어 주시면서 격려와 댓글로 호응해 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4.12.31)
"오금 행 열차입니다!" 전철을 타면 의례히 들리던 안내 방송이 오늘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니 오금까지 가려면 굳이 전철까지 탈 필요가 있나?" 이렇게요. 각자 무릎이나 팔에 두개씩 오금이 네 군데나 있으니 손을 뻗치면 그만인데. 일원역도 마찬가지네요. 일원짜리 동전에 올라서면 바로 거기가 일원인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글쎄, 내게 일원짜리 동전이 있었나?" 아! 본지가 오래 됐습니다. 십원짜리가 일원짜리 크기로 바뀐 뒤로요! (2014.12.30)
오늘은 3개월마다 돌아오는 연기연습의 실연이 있는 날입니다. 방학숙제 일기를 쓰듯이 하루만에 3달분 혈압측정치를 기준에 맞도록 써서 그 기록을 의사 선생님 앞에 내밀고 처방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역시나 합격입니다."네에 혈압 조절을 잘 하시고 계시네요. 3개월 양을 드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다 덕분입니다. 그럼 내년에 뵙겠습니다." 조금은 양심에 찔리는 일이지요. 새해에는 실제로 조절을 잘해서 실측자료를 가지고 가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2014.12.29)
00시 40분 목포터미널에 도착한 저를 고등후배들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각기 자기 업에 따른 음식을 준비해 와서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일부러 어른들 몫을 따로 싸와서 덕분에 오늘 아침상은 진수성찬입니다. 한 시간에 다섯 번꼴로 거실에서 자고 있는 저의 이부자리를 손보시던 어머니께서는"맛있다"면서, 아버지께서는 "귀한 음식이다"하시면서 즐거워하십니다. 덩달아 제 기분이 흐뭇합니다. 곧 다시 떠날 제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2014.12.28)
새벽에 들어간 아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어머니께서는 춤을 추십니다. 거실에 잠든 저에게 한 시간에 다섯 번꼴로 나오셔서 이불을 손보고 가십니다. 덕분에 저는 거의 잠을 못 이뤘습니다. 정현 아우의 오리고기, 성호 아우의 통닭, 성수동생의 전복이 오늘 아침 밥상입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어디서 이렇게 좋은 음식을 가져 왔냐?"며 맛있게 드십니다. 덩달아 제 기분이 흐뭇합니다. 곧 다시 떠날 제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201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