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친구 둘을(2014.12.18~2014.12.22)
눈이 오는데 왜 감기가 함께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벽 세시 무렵 요의를 느껴 일어났는데 목이 심하게 아팠습니다.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감기가 목부터 치고 오거든요. 봉선화 소금으로 칫솔질을 하고 따뜻한 물로 목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목에 수건을 두르고 아침 늦게까지 잠을 청했습니다. 한결 나아졌지만 아직은 그 여진이 조금 남아있어서 낮 동안 이를 퇴치해야겠습니다. 동짓날 강남역 전투가 기다리는데 씩씩하게 나가야지요! (2014. 12.22)
제가 생애 처음으로 만난 영화가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였습니다. 일곱 살 때 영암 신북국민학교 운동장, 긴 나무 기둥 들을 양쪽으로 세우고 거기에 하얀 천으로 스크린을 두른 후 활동사진을 돌렸습니다. 비 내리듯 하던 화면, 구멍 뚫린 장면도 나오고, 가끔은 또한 끊기고. 영화관이 없었던 그 시절 시골 동네를 그렇게 순회하면서 나름 볼거리를 제공했던 것이지요. 어쩌다 영화가 들어오면 동네가 온통 명절이었는데 저는 밤늦게 끝나고 돌아오는 길이 더 무서웠던 기억이 선합니다. (2014.12.21)
지난 8월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애엄마의 간섭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저의 야간 술 여행이 하루를 멀다하고 계속되었습니다. 올해 아직 여섯 건의 송년모임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이쯤에서 저도 술 자정작업에 들어가야겠습니다. 몸도 그리 영향을 받지 않았고 더더욱 영혼 역시 조금도 피폐해지지 않았으니 우선 잘 견뎌준 제 몸과 마음에 그간 만행의 용서를 빌고 감사함을 전합니다. 마침 얼었던 날씨도 풀려서 저의 오늘 다짐이 옳음을 인정하네요. (2014.12.20)
아리랑 춘향이가 보리쌀을 씻다가 이 도령 방귀소리에 오줌을 쌌다네, 오줌을 쌌어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낙동강 칠백 리에 홍수가 났다네." 옆집에 여대생 여대생, 밤만 되면 나가요 나가요. 그 이름 바걸이라네,자자! 자자! 지금쯤은 할끼다 할끼다, 빤쓰벗고 할끼다 할끼다, 두 눈이 빙빙 돌끼다, 자자! 자자!" 어제 밤 선술집에서 주방장 아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온 아짐의 고향 남자 후배들 생일 축하 노래에 이어 제가 자진해서 부른 향수의 두 곡입니다. (2014.12.19)
딸아이가 친구 둘을 데리고 와서 자고 있습니다. 아들아이도 가끔 애들을 데리고 와서 잡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은 시키지 않아도 저를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참 많이 데리고 왔습니다. 심지어 결혼해서는 처가에까지 끌고 갔습니다. 사위도 어려울 진데 영문도 모르는 손님까지 치러야 하셨던 장모님께서는 알게 모르게 참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 없이 아침에 기꺼이 해장국에 조기까지 구워 늘 상을 차려주신 우리 장모님 고맙습니다. 김일수 여사님 만세! (201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