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오늘 세계사의 주인공은(2018.07.11~2018.07.14)

강남석 2018. 7. 19. 11:29


슬픈 일은 예고도 없이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두 분 다 요양병원에 계시지만 적어도 우리 어머니보다는 정신이 또렷하셔서 더 오래 사실 줄 알았던 광주 친구의 어머니께서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느닷없는 부음에 눈물이 핑 돕니다. 없는 살림에도 월산동 집에 놀러 가면 꼭 소고기국을 끓여주셔서 목포 우리 집에서 보다 더 많게 소고기 맛을 보았고 안방에 붙은 상하방에서 친구의 형 동생들과 한 이불 덮은 적이 여러 날이었던 정 때문일 것입니다. 불가불 내려가야지요. 빈소를 찾아서. (2018.07.14)



눈을 뜨니 새벽 세 시 그리고 가게 의자에 누워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동시에 화가 난 애엄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빛의 속도로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홈인. 다행히 그분께서 깊은 잠에 빠져 있어 안방으로 슬그머니 진입.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음식집 이름이 문제였습니다. 몽중헌이니 어찌 꿈속을 헤매지 않을 수 있습니까? 거기다 발렌타인21년이 더해지니 자꾸 더 꿈속으로 갈 수 밖에요. 지금도 사실 꿈속입니다. (2018.07.13)




아침에 출근해서 정오에 이를 때까지 제가 하는 노동의 양과 질을 생각할 때 점심값으로 7~8천원은 분명 과소비이며 사치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하여 한 개 1,120원하는 햇반 열 개를 구입 반찬값 1만원을 보태 10일간을 한 끼 2,120원에 스스로 만족했는데요. 몸 한 쪽에서는 영양실조라고 난리입니다. 별 수 없이 연이틀 7천 원짜리 고등어조림으로 보충하며 이를 달랬습니다만 그러면서도 오후 노동의 질은 오전보다 현저히 높아서 저녁마다 술자리에서 보내는지 저에게 묻고 싶습니다. (2018.07.12)



오늘 세계사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태국의 스물다섯 청년 에까쁜 찬타잉 코치입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본인도 견뎌내기 어려웠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온전하게 12명의 소년들을 지켜냈으니 영웅이라는 칭호가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특히나 열 살 때 부모를 잃어 누구보다 사랑에 굶주렸을 터인데도 아이들에게 무한 사랑을 베풀어 그 사랑의 힘으로 기적을 창조해냈으나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오늘 이 에까쁜 찬타잉 청년에게 제 사랑의 전부를 보냅니다.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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