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가게에서 자주 찾는 것이(2017.08.07~

강남석 2017. 8. 10. 10:43


남부터미널 길가에 채송화 한 송이가 아슬아슬하게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영암읍 회문리 우리 동네 입구의 동주네 집 마당에는 온통 채송화 천지였습니다. 그런데 분꽃, 나팔꽃, 봉숭아, 맨드라미에 다알리아까지 있는 우리 집 화단에 정작 채송화는 없었습니다. 채송화도 갖고 싶었습니다. 동주네 집 채송화를 줄기를 꺾어와 꽃밭에 그냥 꽂았습니다. 제 희망을 읽었는지 채송화가 뿌리를 내렸습니다. 드디어 우리 집에도 채송화가 피었습니다. (2017.08.09)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해당화가 바닷가 모래밭에서만 자라서 섬마을 선생님 노래 역시 이렇게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요. 한강에서 그 총각선생님을 기다리는 해당화를 만났습니다. 기다리는 마음이 길었을까요? 한꺼번에 피우지 않고 한 송이 두 송이 차례로 피는 바람에 오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지 못하지만 그 처연한 아름다움은 그 마음을 알고도 남습니다. 온화와 미녀의 숨결이라는 꽃말처럼....... (2017.08.08)






가게에서 자주 찾는 것이 문구용 칼입니다. 포장지를 자르거나 상자를 해체할 때 사용하는데 꼭 쓸려면 제 자리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열 개를 사서 풀어 놓았는데도 다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서는 역시 여름이라 그런지 에어컨용 리모컨을 자주 찾습니다. 어제 집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려는데 리모컨이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냉장고 속까지 다 뒤져도 안 보입니다. 가까스로 찾았을 때는 이미 몸은 땀으로 범벅입니다. 오늘 리모컨 다섯 개를 주문했습니다. 집안 곳곳에 놓고 하인처럼 부리렵니다.

(2017.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