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있어서 가장 쉽게 돈을(2017.06.13~2017.06.15)
이른 아침 한강 길에서 만난 자귀나무와 그 꽃이 마치 선운사 입구의 자귀나무를 보는 것처럼 반갑습니다. 아직은 잠에서 깨어나기 전인지 두 잎들이 서로를 안고 놓을지 모릅니다. 자귀나무 잎들은 금슬이 좋아서 밤만 되면 하루도 빠짐없이 사이좋게 안고 잔다는데요. 문자로는 이를 합궁을 한다하나요?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 자귀나무를 야합수(夜合樹, 合歡樹)라고 불렀다고도 하는데요. ㅋㅋㅋㅋㅋ같이 자본 적인 언제인지 모르는 제가 본받아야 할 나무입니다. (2017.06.15)
우리 가게가 있는 건물에는 부동산 소개업소가 세 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세 곳 모두 문을 닫고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다만 한 곳의 직원은 옆 카페에서 손님들을 만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국토교통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함이라는데요. 제가 업의 속성을 몰라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몸을 피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우습고 잘못이 없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터인데 세 곳이 모두 그러니 더욱 이상합니다.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 있다고 건물주를 꼬드기던 한 집은 몰라도요. (2017.06.15)
11년 치매의 어머니께서 병상에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큰 딸의 도움을 받아 꽃마차를 부르고 계십니다. 목소리도 잠기고 차츰 언어도 잃어가지만 아슬아슬하게 곡을 끝까지 마치셨습니다. 아들이 찾아온 것도 신기하고 오늘 딸이 찾아온 것 역시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라는데요. 아무튼 끝까지 자존을 지키시고 이번 주 일요일 제가 내려갈 때 집으로 데리고 가달라고 저를 마구 혼내주세요! (2016. 06.13)
저에게 있어서 가장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이거 비밀인데요. 다른 분들이 쓰시면 탈이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것은 애엄마의 지갑에서 가볍게 지폐 몇 장을 꺼내는 것입니다. 일요일 아침 제 주머니에 술 사먹을 돈이 부족하여 자고 있던 애엄마의 지갑을 대신 이용했습니다. 일십오 만원을 뽑아 제 것으로 만들면서 지갑에게 인사를 합니다. “마님!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 그분께서 아무런 말씀도 없으십니다.(2017.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