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막걸리가 좋은 술입니다(2017.05.20~2017.05.23)
이른 아침 우리 가게 이쁜 아짐 서열로 다섯 번째 고객으로부터 사야할 물건이 있는데 나와 있냐는 카톡이 왔습니다. 일곱 시면 열려있는 가게라 금방 오셔서 상품 한 점을 사시더니 저더러 자신이 속한 모임에 앞으로 같이 나가자고 하십니다. 서초지역의 무슨 경제인 모임이라는데요. 저는 점빵 아재모임이나 어울리는데 이쁜 아짐의 부탁이라 바로 거절을 못합니다.달력의 7월 어느 날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같이 가자는데 고민입니다. 사실 가기 싫은디 (2017. 05.23)
광주에 있는 나주곰탕집은 나주에 있는 원조 나주곰탕집 보다는 못하더라도 서울에 있는 나주곰탕집보다는 맛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조가 아니니까 나주의 나주곰탕 맛은 제대로 못 낼지라도 그래도 음식의 본향 광주에 있으니 멀리 외지인 서울 나주곰탕보다는 더 나아야하지요. 그런 기대를 갖고 친구들과 찾은 이번 일요일 광주의 어느 나주곰탕집, 수육은 바로 조리가 안 된 시간이 지난 거였고 그도 서로 조리시간이 다른 거가 섞어있었으며 곰탕은 국물과 고기가 따로 놀았습니다. 서울 나주곰탕 완승입니다.(2017.05,23)
어머니께서 계신 치매병동은 환자의 대부분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갈 때마다 어머니 간식만 준비할 수 없어 같은 방의 다른 네 분 꺼도 함께 가지고 갑니다. 어제 역시 마찬가지여서 준비한 거를 나눠주는데 일 하시는 분이 말립니다. 금방 식사를 하셔서 보관했다가 나중에 드리겠다면서요. 그런데 그중 한 할머니가 거짓말이라고 소리치며 격하게 반발, 두 분 사이에 큰 언쟁이 붙었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어머니께서 민망하던지 저더러 얼른 가라고 하십니다.
(2017.05.22)
시류에 영합하고 살아가는 편은 아니지만 노회찬 의원이 이번 청와대 오찬 시 김정숙 여사에게 선물했다는 “밤이 선생이다”는 책의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특히 저자인 황현산 교수는 친구의 형으로써 저 어릴 때부터 알던 분이라 더욱 그랬습니다. 책을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오랜만에 서점을 찾아 나섰습니다. 처음 종각역에 연결된 종로서적, 검색결과는 있는 것으로 나오나 서가에는 이미 다 팔려 한 권도 없습니다. 인근 교보문고 역시 며칠 기다리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꽤 있나 봅니다.(2017.05. 21)
역시 막걸리가 좋은 술입니다. 몇 잔이 들어가자 술자리에서부터 졸음이 밀려오더니 그게 그대로 집에까지 이어져 양복을 입은 채로 아침 여섯시까지 잤습니다. 실로 쾌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덕분에 오늘 옷 갈아입을 필요도 없네요. 어디 그뿐입니까? 제 뱃속으로 들어간 막걸리가 장(臟)의 곳곳까지 뒤집어 놓아서 깊숙이 쌓여 오래된 것까지 오늘 아침 모두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개운합니다. 이 또한 쾌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막걸리여 영원하라! (2017.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