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한 낮 영하권 강추위가(2017.02.10~2017.02.14)

강남석 2017. 2. 13. 17:29


상쾌하게 행진곡 콰이강의 다리를 휘파람으로 불며 여의도를 벗어나 한강철교 밑을 지날 무렵 뱃속에서 이상 신호가 왔습니다. 그치려니 하면서 무시하고 행진을 계속합니다. 아니 이게 점점 그 도가 더해 급기야 밀어내려는 위와 이를 막아내려는 아래가 충돌을 시작합니다. 한강대교 부근에서 별 수 없이 흑석역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목표가 보이니 그 신호도 절정에 이르러 경련으로 변합니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감추고 어정쩡 걸음으로 황급히 들어갔습니다만 복병은 또 있습니다. 세 칸이 모두! 

(2017.02.14)




엄니를 뵙고 나서 전라남도 지정 별미집1호라는 장터 식당을 찾아 나섰습니다. 목포 선창에서 조금 들어간 주택가에 위치하여 찾기가 좀 어렵네요. 그렇게 들린 장터 식당, 유명세를 타서인지 1인 메뉴가 없어 기본인 2인 기준 24,000원 꽃게살 비빔밥을 시켜 반은 남겼습니다. 거기다 밥 한 그릇 값은 따로 천원, 밉상입니다. 맛 역시 외지인들 입맛은 사로잡았는지 모르겠으나 우리 어머니의 꽃게무침 손맛에는 못 미치네요. 한 번으로 족합니다. (2017.02.13)




건장한 청년이 들어오더니 금방 입금할 터이니 5만원만 발려 달라고 합니다. 급히 나오느라 지갑과 현금을 모조리 두고 와서 지방에 내려갈 차비가 없다며 저의 계좌번호까지 묻습니다. 흔쾌히 그러자 했더니 바로 폰뱅킹을 시작합니다. 가장 순수한 경우입니다. 가게에 앉아 있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어떤 아짐은 몇 번 와서 친분을 쌓더니 천만 원만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며칠간 집요하게요. 자신의 미모에 제가 흔들릴 것으로 보였겠지요. (2017.02.11)




한 낮 영하권 강추위가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인근 도시락집 예쁜 아짐이 양 손에 전단지를 들고 왔습니다. 다들 어려운데 도시락집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고등어조림집 아짐들만 생각하느라 도시락집 아짐에게는 요즘 소홀했네요. 오늘은 반드시 들려야지요. 가족들을 위해 거친 세상에 나와 열심히 뛰고 있는 여러 아짐들이 우리나라의 보배입니다. 생태찌개집 아짐, 우리김밥집 아짐, 블루문 아짐, 서해잔치집 아짐 모두 만세! (2017.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