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새해 아침(2017.01.01~2017.01.04)
애엄마가 감기를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저는 안절부절 입니다. 젊은 날 애엄마가 아프면 몸 관리를 어떻게 해서 저리 아플까 생각했는데 요즘은 제가 철이 들었는지 모든 게 다 제 잘못이고 제 책임으로 느껴져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늘 아침은 운동을 생략하고 집에 좀 더 오래 머물면서 약을 데워 바치고, 애들 깨워서 엄마가 아프니 신경들 좀 쓰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나중에는 애엄마 일이 바로 제 일이고 애엄마 건강이 바로 저의 건강일 것이니. (2017.01.04)
스마트폰의 벨소리가 마음에 안 들어 노래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지난번까지는 제가 설정으로 들어가서 스스로 조작을 했는데 새 폰은 시스템이 틀려서인지 혼자 힘으로 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딸아이 도움을 받을 밖에요. 집에 들어가 딸아이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다 12시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딸에게 공손히 부탁을 합니다. 음원을 사는 방법 등이 있다며 1분도 안된 시간에 제가 지정하는 음악으로 바꿔줍니다. 살면서 배울 것도 많습니다. (2017.01.03)
성기웅 사장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전직 사장님을 비롯한 윗분들과 현직 임원 몇 분이 미리와 자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몇 년 전 성사장님께서 저희 가게에 오셔서 상도동 본가 이야기부터 두 딸 등 가족사를 잔잔히 들려주셨습니다. 아버지로서 보살피지 못했다는 말씀과 더불어 서요. 그런데 말미에 “내가 어디를 가려고 여기에 왔지?” 하시면서 써온 쪽지를 보시는 것입니다. 치매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사장님의 경륜을 좀 더 존중하였으면 더 오래 건강하게 사셨을 텐데요. (2017.01.03)
새해 첫 점심을 위해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을 가다가 입구의 우리김밥 집 아짐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대로 지날 수 없어서 마치 거기로 온 것처럼 새해 인사를 건넵니다.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아짐께서 오뎅을 먹어라, 떠볶이도 좀 주랴하시면서 요즘 발길이 뜸하다고 하십니다. 오지는 않았어도 쭉 생각은 하고 지낸다는 덕담과 함께 싸준 김밥을 들고 왔습니다. 물론 돈을 받지 않습니다. 늘 와서 그냥 먹고만 가라는 것입니다. 이름도 예쁜 현미(賢美)씨가 마음도 현미(玄米)입니다. (2017.01.02)
2017년 정유년 새해 아침 우면산에 뜨는 해는 장난꾸러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잠에서 깨어난 이부자리에서 나오지를 않습니다. 우면산 정상 소망탑과 등산로를 가득 메운 해맞이 손님들의 속을 태웁니다. 기다려도 기이다려도 님은 오지 않고~~결국 손에든 풍선을 허공에 날리고 서초,방배, 잠원, 반포, 양재등 자기 동네 표지판을 앞세우고 내려갑니다. 그래도 다들 밝은 얼굴입니다. 희망에 찬 모습입니다. 그 시간 유달산 해는 떴다는데요. 잉 (201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