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투표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2016.04.13~2016.04.15)
한 시간여 집에서 늦게 나오니 거리의 풍경이 확 다릅니다. 오가는 사람들도 훨씬 많고 움직임도 빠릅니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때 저렇게 다니면서 “혼자 회사 일을 다 하는 양 설쳤는데.”라고 느끼는 사이 KBS별관 앞에 소녀들이 무리지어 있습니다. 모두 손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궁금하니 그냥 갈 수 없습니다. 오늘 음악 방송이 있는데 거기 나오는 가수를 보려고 왔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이야기하는데 못 알아듣겠습니다.(2016.04.15)
겨울 외투를 걸치고 모자를 썼으며 수염은 길었으나 얼굴은 비교적 깨끗한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손님이려니 생각하고 “어서 오시라!”는 인사를 먼저 건넸습니다. “제가요 며느리에게 쫓겨나 지금 배가 고픕니다. 김밥을 사서 먹으려는데 천원이 부족합니다.” 이름하야 동량질입니다. 순간 생각합니다. 허우대가 멀쩡한 저 사람에게 천원을 줘야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그러나 이내 천 원짜리 한 장을 들려서 보냅니다. 천원 하나로 제 삶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2016.04.14)
벚꽃이 진 거리를 지나다 코를 자극하는 멋진 향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김없이 라일락꽃이 우리를 반깁니다. 자기 몸 주위에 온통 향기로운 기운을 불어넣으니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향뿐이 아닙니다. 이름 또한 어감이 좋아 노래 가사로도 단골이지요. “라일락꽃 향기 흩날리던 날 우리는~~” “라일락꽃 거리마다 가득~~” 그런데 라일락을 우리말 순수 이름으로 바꾸면 노래가사로는 어째 쫌 “수수꽃다리 향기 흩날리던 날~~~” (2016.04.14)
오늘 투표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후보들 중에는 아마 용하다는 점쟁이에게 결과를 물어 아주 좋다는 점괘를 받고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결과가 비참하게 나오면 으짤꼬! 저도 4학년 여름방학 때 취직운을 물어보러 친구 둘과 함께 수소문 끝에 양동 닭전머리 남자 점쟁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뭔가 의식이 있었던지 이분께서 우리들에게 먼저 타이릅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 법이 아니라네!” (201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