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홍삼차를(2016.01.20~2016.01.23)
먼저 일어나 있던 애엄마가 밖으로 나오는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너, 사망신고부터 해라!” 이렇게 던집니다. 순간 저는 당황하며 머릿속이 어지러워집니다. “뭘까? 밤사이 불시 보안 검열이 있었을까? 아니지, 걸릴 내용이 없는데.” 이런 궁금증은 잠시 후 풀렸습니다. 이제는 출근하려는 저의 뒷머리에 대고 이야기 합니다. “죽을 줄 알아, 결혼기념일 잊었지” 아하 1월15일을 그냥 넘어간 것입니다. 아따! 이제 그만 찾을 때도 됐구만, 세상사 참 어렵습니다. (2016.01.23)
밤을 새워 광주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대학시절, 상하방을 얻어 동생들과 자취를 하는 친구들의 집은 우리들의 주요 삼봉놀이터였습니다. 학교를 파하면 떼로 몰려가서 화투짝 들여다보며 놀면서 동생들이 해놓은 밥통의 밥들을 모조리 비워냈었습니다. 어제 친구의 동생들도 마찬가지로 당시 광주여고와 조대여고를 다니며 우리들 밥을 늘 차려주곤 했는데 비록 아버지 빈소였지만 오랜만에 함께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어린 줄 알았는데 동생들도 50대중후반이었어요. (2016.01.22)
제가 교양 있게 문화생활을 누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어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의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 이거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미술 전람회도 아닌데 귀로 음악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음악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휘자의 유머스러운 몸짓이 이 공연을 주최한 브라보컴 사장을 어찌 그리 닮았는지 혼자 피식 웃고 있는 가운데 조금 지나자 이번에는 소프라노 분의 거대한 앞가슴이 그냥 온통 무대를 장악해버렸습니다. 아마 다음에는 저를 입장 안 시킬 것입니다. (2016.02.21)
주기적으로 홍삼차를 사 가시는 아짐께서 오늘 추위를 무릅쓰고 오셨습니다.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시더니 전화 한 통을 쓰자고 하시면서 바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메모지 하나를 꺼내 두 번째 써진 번호를 눌러 달랍니다. 제 스마트 폰으로 연결하여 그대로 드렸습니다. 광양에 사는 딸아이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였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걱정이 되신 모양입니다. 이윽고 전화가 끝나자 제가 묻습니다. “핸드폰 안 가지고 다니십니까?” “아니요, 전화 자체가 없습니다.” “우와! 최고로 멋진 삶이십니다!”
(2016.01.20)
주기적으로 홍삼차를 사 가시는 아짐께서 오늘 추위를 무릅쓰고 오셨습니다.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시더니 전화 한 통을 쓰자고 하시면서 바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메모지 하나를 꺼내 두 번째 써진 번호를 눌러 달랍니다. 제 스마트 폰으로 연결하여 그대로 드렸습니다. 광양에 사는 딸아이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였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걱정이 되신 모양입니다. 이윽고 전화가 끝나자 제가 묻습니다. “핸드폰 안 가지고 다니십니까?” “아니요, 전화 자체가 없습니다.” “우와! 최고로 멋진 삶이십니다!”
(201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