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집안의(2016.01.06~2016.01.08)

강남석 2016. 1. 8. 08:00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애엄마가 이것저것 심부름을 두 가지나 시킵니다. 가정의 평화의 저의 안온한 미래를 위해서 기꺼이 응했음은 물론이고요. 돌이켜보면 저의 생애는 심부름의 역사입니다. 어려서는 아버지어머니의 자잘한 심부름, 결혼을 해서는 아이들의 크고 작은 심부름, 늙어서는 목소리 높아가는 애엄마의 무서운 심부름. 그래도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것은 어린 시절 동네입구 신작로 근처의 점빵에서 막걸리를 사오면서 골목 사이사이 양은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목을 축였던 그 막걸리 맛!

(2016.01.08)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출근길의 여의도 하늘에 달 하나와 별 하나가 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달에서 내린 줄 하나에 별이 몸을 의지한채 가고있습니다만 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달이 몸이 반은 앞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저의 발걸음에 놀라 행여 달의 몸이 엎어져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싶어 저의 마음도 조마조마 합니다.

 

 

 

작은 그릇을 닦는데 손에서 스르르 빠져나가 깨지면서 바닥에 놓인 큰 그릇에 고스란히 들어가 버립니다. 치우고 말 것도 없이 작은 그릇을 그대로 버리라는 것이지요. 저의 작고 편협한 생각의 가슴이 넓게 열린 큰 그릇의 가슴에 안겨서 새로운 세계를 향해 질주하는 그런 오늘과 내일을 알려주는 모습이라는 생각입니다. 좋습니다! 더 열심히 제 자신을 비워내고 그 빈자리에 사랑을 채워 넣으면서 제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가야지요. 새벽 하늘 여의도 초승달이 유난히 밝습니다(2016.01.07)

 

 

 

남부터미널 내에서 장사를 하시는 51살의 아짐이 순천 해룡 고향집에서 딴 감이라며 홍시가 잘된 대봉 10개를 들고 오셨습니다. 저를 주기 위해 철산의 집에서 여기까지 들고 오셨을 정성을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 이를 데 없습니다. 그제 홍삼을 사러 들렸을 때 이것저것 사는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며 하다가 남편의 실직이야기에 이르러 제 경험을 들려주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거라며 마구 격려했는데 그게 고마웠나 봅니다. 가까운 이웃 아짐이 한 명 더 늘었습니다. (2016.01.07)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집안의 사촌동생이 광주지점에서 서초지점으로 발령을 받아 우리 가게 옆 건물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아니 이사를 위한 계약을 한 것입니다. 친척 동생이 제 곁으로 와서 반갑기는 합니다만 요즘 전세값에 어리둥절합니다. 현 시세가 2억5천만 원이라는데 전세는 3억 원입니다. 대부분의 물량이 월세거나 전월세를 혼합한 형태의 것들이고 전세물량은 거의 없어 빚어진 현상이라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집값을 초월한 전세값이라! 참, 하늘을 나는 닭이올시다. (201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