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화장실에 가다가 청소하는 아짐이(2015.11.07~2015.11.10)

강남석 2015. 11. 13. 09:45

빨간 조끼를 입으시고 박수를 치시는 어머니의 지금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병원으로 부터 전달되었습니다. 네에, 어머니께서는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기숙학원에 입소해서 못 다한 공부를 하시고 있습니다. 도화지에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배웁니다.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얘기도 나누고 가끔은 말다툼도 하시면서 소녀시절로 돌아갑니다. 어제는 치매 8년차 어머니께서 노래 한 곡 1절을 틀린 곳 없이 불러내셨다는데요.오늘 아침 엄니께 박수를 보냅니다. 박복순 여사 만세! (2015.11.10)

 

 

 

 

 

살림을 하나 장만했습니다. 후라이팬입니다. 직경 18cm짜리를 3천원에 샀는데 직경 20cm짜리도 3천원입니다. 같은 가격이면 제가 2cm를 손해 본건가요? 어찌되었든 집에 있는 후라이팬들은 너무 커서 달걀을 깨서 넣는 순간 골고루 퍼져서 달걀전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인근 다이소 매장을 지나다 제 눈에 띈 것입니다. 이왕이면 가운데가 움푹 패여 노른자가 들어갈 자리가 따로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무튼 기대하셔요! 완벽 달걀 후라이를.... (2015.11.08)

 

 

 

 

 

지인이 보내준 대봉감을 냉장고 위에 4열종대로 세워 놓고 홍시가 되는 순서대로 하루에1~2개씩 먹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잘 먹었는데 갑자기 감들이 홍시가 되는 일을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홍시가 되는 순간 잡혀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감들이 홍시되는 일을 멈추기로 담합을 한 것입니다. 하루를 거르고 이틀째 생감 하나를 체포해서 먹으면서 경고를 했습니다. "봐라 나는 떫은 감도 잘 먹는다. 전원 죽는 수가 있다." 하하하 역시나 오늘 아침 심약한 하나가 홍시로 저를 기다립니다. (2015.11.07)

 

 

 

화장실에 가다가 청소하는 아짐이 보이면 그분이 보기 전에 얼른 돌아서서 그냥 옵니다. 한참동안 가게 안까지 깊숙이 청소를 해주셔서 “고맙지만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린 이후 그 친절은 멈추셨는데 가끔 가게 앞에서 저를 쳐다보는 눈길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쩌다 마주쳐 인사를 건네면 인사로 그치면 좋겠는데 뭔가 계속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피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연심은 아닐 것이고 관심일 텐데. 으째 좀 부담스럽습니다. (201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