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이런 좋은 일도(2015.10.24~2015.10.28)
이번 일요일 잠시 여유가 있어서 목포 인근 무인의 들녘을 둘러 보았습니다. 길가나 동네 어귀 집들의 울타리 안쪽으로 잘 익은 감들이 자랑스럽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품종개량을 해서인지 제 눈에만 유달리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장두감이라 불렀던 대봉일색입니다. 워낙 커서 감나무가 무게를 못이겨 가지가 휘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길에 주인 없이 보이는 감나무 마저도 손하나 타지 않고 고스란히 달려있어서 높은 민도를 자랑합니다. 땡감은 다 어디 간가여? (2015.10.28)
일요일 목포 어머니를 뵈러간 요양병원, 늘 혼자 가는 게 좀 그래서 병원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네에 다들 아들들이 자주 오십니다. 며느리 혼자 오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신다면 꼭 남편과 함께 오십니다. 그럴 경우 남편 분이 평소와 달리 우리들에게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계십니다.” 만세입니다. 세상 남자들의 경우가 저하고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니 제가 좀 낫습니다. 저는 그래도 집에다 어머니는 나 혼자 신경 쓸 것이니 다른 식구들은 평소에 그냥 지내라고 선언을 한터라서 ㅋㅋㅋ!
(2015.10.26)
몇 달 전 프로레슬러를 육박하는 몸집에 스틱을 양손으로 잡고 땀을 비 오듯이 쏟으시는 한 분이 옆에서 그분의 반도 안 되는 몸집을 가지신 분을 대동하고 우면산에 나타났습니다. 힘들어 하시는 표정이 역력해서 하루로 그치려니 생각했는데 웬걸 매일 보이는 것입니다. 드디어 오늘 아침 그분께서 말씀을 건네십니다. 130kg의 몸무게가 90kg대로 진입했다며 이달 말일 떡을 대접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면산 하나로도 몸무게를 30kg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오세요, 우면산으로! (2015.10.26)[0]
제가 군대에 있을 때만해도 집에 전화가 없었습니다. 급히 연락할 일이 있으면 앞집 과자공장으로 전화를 해서 부모님들께서 달려와 양해를 구하며 받았었지요. 제대 후 상당기간이 지나서야 집에 전화가 개통되는 감격을 맛보았었는데 어제 그 전화를 해약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안 계신 목포집의 전화는 의미가 없어서요. 아울러 우리 집 식구들의 사적인 비밀번호 등에 기준이 되었던 네 자리 숫자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뭔가 좀 아쉽습니다. (2015.10.25)
서울시에서 이런 좋은 일도 하는군요. 달포 전 우리 가게 앞 차도를 달리던 영업용 택시가 인도로 뛰어들어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이 머리를 다쳐 쓰러졌고 차속에 있던 세분들은 119구조대에 의해 문을 부수고 가까스로 구조되었습니다. 사고의 크기로 보아서 “사망자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만 재빠른 현장의 정비와 함께 기억에서 잊었는데 오늘 그 자리에 명복을 비는 서울시의 저런 조화가 달려 있었습니다. 황망한 사고에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합니다.(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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