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회사의 신사옥에(2015.09.11~2015.09.14)
당초 보름 간격으로 뵈어야 되겠다는 원칙이 이번에 한 달여로 길어져 급히 요양병원으로 달려가 만난 어머니. 저를 보시자마자 “어떻게 여길 왔냐?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냐?” 하시며 덩실 덩실 춤을 추십니다. 반가워서 추시는 춤이라 생각은 들면서도 제 마음에는 어머니의 한으로 보였습니다. 몹쓸 치매에 걸려 여러 기억을 잊으신 한, 자식들과 같이 못하시는 한. 보는 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춤을 마치신 어머니 “남석아 이제 네가 왔으니 이제 우리 집으로 가자!” (2015.09.14)
어제 저녁 목포지방에 비가 내리자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신발을 들고 집으로 가시겠다 고집을 피우셨다합니다. 그러면서 내 이름을 정확히 "강남석, 강남석!" 이렇게 부르시면서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왜 안 오느냐?"고 여러 차례 물으셨답니다. 밤새 잠도 잘 못 주무시더라는 병원관계자의 전화에 안절부절 못합니다. 치매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떨어져 계셔야하는 어머니께서 잠시 기억이 돌아오는 시점에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가끔 하실 텐데 이거 가슴이 미어지는 일입니다.(2015.09.14)
아침 샤워 후 뒷머리가 벗어진 제가 아직 옷을 벗은 채로 앞머리를 빗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 옆에서는 앞머리가 벗겨진 저보다 연상으로 보이는 분께서 발가벗은 채로 뒷머리를 빗고 계시다가 저에게 먼저 말씀을 건네십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발가벗은 채로 하시는 인사에 저도 벌거벗은 채로 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에, 아침이면 제법 쌀쌀합니다." 발가벗은 채로 인사를 마친 우리 둘은 이제 옷을 입으로 라커룸으로 발을 옮깁니다. 벌거벗은 내 몸에 가을이 스쳐 지나갑니다. (2015,09.12)
여느 날과 다름없이 오늘도 식구들이 자고 있는 사이 집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뒤에서“벌써가요? 이리 와보세요!” 아차차 애엄마가 오늘은 일어나 있었던 것입니다. 용의 검사가 시작됩니다. "이거 바지가 뭐에요, 벗으세요!" "아 어제 하루밖에 안 입었는데!" 통할 리가 없습니다. " 험하게 입잖아요? 어서!" 별 수 있습니까? 갈아입습니다. “그리고 포도 좀 씻어줄 테니 가져가세요!” 이렇게 아까운 20여분이 훌쩍 지나갑니다. 9시전에 운동 등 개인적인 일을 다 마치는 저에게는 아침 시간이 너무나 귀중한데.(2015.09.11)
정구 회사의 신사옥에 들렸습니다. 정구의 경영철학과 가치관을 반영한 외관의 디자인이 아주 예쁜 건물, 6m 높이의 지게차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현대식 창고 내부. 사무동에 들어서면 복도에 회사의 사업영역과 비젼, 연혁, 다양한 취급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상품 공급 다국적 회사들의 브랜드와 로고로 정구 회사가 세계를 지향함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각 부서별로 따로 하나의 사무공간을 마련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한쪽에 소박한 사장실! 나는 우리 정구가 자랑스럽다! 강정구 만세! (201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