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우면산 대성사 텃밭의(2015.07.28~2015.07.31)

강남석 2015. 7. 31. 15:26

엿장수 아저씨가 3호선 터미널 역사 안까지 들어오셨습니다. 끌과 가위로 엿을 갈라내는 소리가 저를 바로 어린 시절로 끌고 갑니다. 엿장수 가위소리가 동구 밖에서 들리면 헌 고무신이나 헌 병 또는 오그라진 냄비, 오래 써 구멍이 뚫린 솥단지 등을 들고 나섰던 우리들. 그리고 한판에 핀엿과 개엿 딱 두 종류를 가져온 엿장수 주위를 둘러싸고 군침을 흘렸던 그 시절! 여기서 퀴즈 하나, 엿장수는 1분에 가위질을 몇 번이나 할까요? 답을 맞히신 분 핀엿 한 조각! (2015.07.31)

 

 

 

아버지 상방에 절을 하면서 7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고했습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데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국가유공자 유족으로서의의 지위와 공무원연금은 어머니께서 승계하여 첫 입금을 받으셨으며 자잘한 재산들은 저와 동생들 및 조카들과 모두 불만이 없게 원만하게 나눴습니다. 다만 미완의 한 가지는 아직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돌아기신 사실을 모르십니다. 어쩌면 계속 그렇게 가야할지 모를 일입니다. 하여 이번 주말도 저는 목포를......(2015.07.31)

 

 

샤워 후 속옷을 입는 순간부터 다시 땀이 흐릅니다. 그래서 잠시 꾀를 냈습니다. 샤워장 이동거리가 아파트 11층에서 2층까지라 짧고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으므로 며칠 전부터 속옷을 벗고 겉옷에만 의지하여 다녀오고 있습니다. 넉 장의 옷이 두 장으로 주니 간편하고 가볍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에 들어와서야 바지 앞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리고 시간을 돌려 봅니다. 오며가며 마주쳤던 아짐들이 있었는가를........(2015.07.30)

 

 

 

여름날 영암 장에 다녀오신 엄니의 손에는 한 바가지 정도의 농게(우리는 꼭기라고 불렀습니다만)가 들려 있었습니다. 소금을 뿌려 숨을 죽이기 전 한 두 마리를 가지고 한나절을 놀기에 충분했습니다. 잠시 눈을 떼면 금방 어디론가 숨어버려 집게다리를 실로 묶어서 달리기 시합을 시키기도 했었던. 그 게장이 어제 서초동의 어느 음식점에서 반찬으로 올라왔습니다. 반가움에 다리 하나로 밥 한 숟가락을 먹으면 한 마리로 한 그릇을 비운다는 농담을 했던 그 옛날로 바로 가버렸네요. (2015.07.29)

 

 

우면산 대성사 텃밭의 고추와 방울토마토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옆에서는 행자스님이 쓸 것도 없는 마당을 매일 쓸고 있습니다. 궁금해졌습니다. 저 고추의 길이와 행자스님의 거시기 길이 중 어느 것이 더 길까요?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스님 안녕하세요! 혹시 재 보셨습니까?” 영문을 모르는 스님께서 하던 일을 멈추고 저를 쳐다보십니다. 순간 스님의 굵은 팔뚝과 솥뚜껑만한 손이 눈에 들어옵니다. 잘못하다가 한 싸대기를 제대로 맞지요. 마음이 돌변하여 “왜 오늘은 약수가 안 나옵니까?” (201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