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아직 못 버리고 있는(2015,04.17~2015.04.19)

강남석 2015. 4. 17. 09:33

여의도 주민이 되었으므로 여의도를 잘 알기 위하여 오늘은 여의도 도보일주에 나섰습니다. 여섯시가 되기 직전 집을 나와 여의도 초등학교 건너 한강변에서 출발하여 다시 제 자리에 오기까지 딱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원을 반으로 갈라서 보았을 때 한강 쪽으로는 잔디밭 조성 등 오는 사람들을 위한 인공 시설물이 중심을 이뤘고 반대편 샛강 쪽은 자연을 최대한 살린 생태공원 위주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샛강에서 뜻밖에 왜가리 떼를 만났으며 뜰채가 있었다면 큰 잉어 몇 마리도 건졌을 것입니다.(2015.04.19)

 

 

국민학교 5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앞마당 텃밭 가장자리에 옥수수 씨앗을 제 손으로 심었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그 자리를 뛰어넘는 연습을 하면 옥수수가 자라는 만큼 제 실력도 늘어 옥수수가 제 키보다 크더라도 그것을 훌쩍 뛰어넘어 궁극에는 축지법에 도달할 것이라는 소박한 생각에서였습니다. 이윽고 싹이 트고 며칠간은 그냥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지나가면 되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 하루 이틀 빠지더니 저는 연습중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고 옥수수만 열심히 자라고 있었습니다.(2015.04.18)

 

 

아직 못 버리고 있는 버릇중의 하나가 술자리에서 생각이 나거나 화제의 중심에 있는 분에게 전화를 하는 일입니다. 밤늦게 전화를 받는 당사자가 썩 반가운 일만은 아닐 뿐만 아니라 때로는 당황스럽기까지 할 텐데 말입니다. 아침이면 부끄러워 당시의 통화기록을 바로 지워버립니다. 아무튼 저의 이런 습관 때문에 저에게 걸려오는 밤의 이런 비슷한 전화를 낮과 똑같이 반갑게 받으려 노력합니다. 횡설수설하는 말씀에는 저도 횡설수설로 답해드립니다. 저 때문에 전화 받으신 분들 미안합니다. 잉! (201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