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일이 있어서 오늘은(2015.03.20~2015.03.22)

강남석 2015. 3. 25. 15:54

 

우리 집에선 저만 다른 식구들과 생활의 리듬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아침형인 저는 다른 가족들의 숙면을 위하여 아침식사는 가급적 제 손으로 직접 차려 먹습니다. 그런데 여의도로 이사 후 10여일이 흘렀어도 수도꼭지 및 가스렌지 사용법을 몰라 거의 영양실조에 걸릴 지경입니다. 어제 밤 딸아이에게 실습위주의 교육을 받고 드디어 오늘 아침에는 감격적인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마침내 얼굴에 회색이 돌아왔습니다. 내친 김에 한강의 7km구간를 걸어왔습니다. (2015.03.22)

 

 

일요일을 맞아 오늘은 걸어서 출근을 합니다. 집을 나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아파트에 김당배 사장님이 사십니다. 그냥 지나갈 수 없지요. "당배형님, 안녕하십니까? 장인께서는 차도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다시 한강 쪽으로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기면 이제 건너편에 강석민 부사장님께서 사시는 아파트입니다. 당연히 인사를 합니다."강부사장님! 기체는 일향만강하십니까? 신고가 늦었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여의도 초등학교, 꽃밭의 진달래 몇 송이가 반깁니다. (2015.03.22)

 

 

모처럼 속을 풀러 밖의 식당으로 간 어제 점심시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저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옆 은행의 잘 아는 두 여직원이 인사를 합니다. 저도 다른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잠시 갈등에 잠깁니다. “저 여직원들의 점심 값을 내가 내주는 것이 맞겠지? 아무래도 내가 더 어른이니까. 아니지? 내가 저 은행의 고객이니 거기까지 신경을 쓸 일은 아니지, 오히려 더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까?" 별 생각을 혼자 다하고 있다 식사를 빨리 마친 제가 먼저 나왔습니다. (2015.03.21)

 

 

 

전입신고를 하러 아침시간에 마음껏 게으름을 피우면서 동사무소에 들렸습니다. 그렇게 늑장을 부렸는데도 아홉시가 되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간단히 끝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서류 한 장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지난 주소 새로운 주소야 거침없이 써 내려갔는데 이거 가족들 주민등록번호에서 막힙니다. 저와 애엄마 것은 외우지만 아이들 것은 앞자리만 알고 있어 빈칸으로 남겨 제출하면서 계면쩍은 미소를 보낼 수밖에요. 사실은 제 것만 있으면 다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잉! (2015.03.20)

 

 

일이 있어서 오늘은 평소보다 늦은 출근을 하는데 전철 속에서 누군가가 저를 부릅니다. 돌아다보니 우리의 24회 나선수 친구였습니다. 넥타이를 맨 단정한 모습에 서류가방을 안고 법원 등으로 일을 가는 길이었습니다. 간단히 서로 반갑게 근황을 전하고 1분여 짧은 만남을 마쳤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24회 최종오 친구가 와서 우리 둘의 부모님에 관한 옛 이야기와 현재의 상황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이틀 간격으로 동창들 둘을 해후했으니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