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2도의 강추위에(2015.02.09~2015.02.13)
건물 내 편의점이 10여일이상 문을 열고 있지 않습니다. 처음 며칠은 상을 당했나보다 생각했었는데 길어지는 것으로 보아 그만 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지난 번 미망인이 된 아짐이 할 때는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이라도 보였는데 그 이후는 누가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점원들만 보이더니 끝내 이런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네요. 불황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항들에 직면한 우리 자영업의 어느 한 단면입니다. (2015.02.13)
집에 있는 7시 무렵 " 전에 샀던 사람인데요, 몇 시에 문을 여나요?" 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저는 당연히 일찍 와달라고 이해하여 "8시면 항상 열려있습니다." 이렇게 답신을 보내고 정상적으로 출근, 아침 운동을 생략하고 손님을 기다렸습니다.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안 오시나보다 포기하려는데 이내 아짐 한 분이 들어오십니다.... ㅎㅎ제 마음대로 판단한 것입니다. 그냥 문 여는 시간을 물어보았을 뿐이었는데. 거기다 왜 또 저는 남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했는지. (2015.02.12)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데 휴지가 없습니다. 낭패이지요. 집이라 크게 당황할 이유는 없어서 생에 이런 낭패의 순간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주로 배설과 관련한 일들입니다. 31사단 신병교육대 사격훈련장. 처음으로 실탄 사격을 한다는 사실에 겁이 바짝. 엎드려쏴 자세에서 이윽고 통제관의 "격발." 나름 조준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탕”하고 귀가 째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며 머릿속이 하해집니다. 총소리에 놀라 그만 사정을 하고만 것입니다. (2015.02.11)
전철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잘 접촉하지 못해 버벅대는 할아버지를 향해 먼저 나간 할머니께서 큰 목소리로 "뒤로 조금, 이제 앞으로!" 하시면서 지도를 합니다. 이윽고 빠져 나오신 할아버지를 손으로 끌다시피 앞장 서 나가십니다. 따라가느라 허겁지겁 허둥대시는 할아버지의 애잔함! 자, 바로 저것이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의 바로 저의 모습일지 모릅니다. 아니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아야지요! (2015.02.10)
영하 12도의 강추위에 행인들의 옷이 다시 무거워졌습니다. 1월의 -12도나 2월의 -12도가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다를 리가 없을 텐데 입춘이 지난 오늘이 훨씬 더 추운 것은 마음이 그리 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추위에 저도 몸을 웅크리고 있었더니 커피 잔이 넘어져 책상 다리를 타고 바닥까지 커피가 흥건히 적시고 이를 황급히 처리하려다 이제는 쌓아놓은 책들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지난 주 손님 기다리던 어려움이 가신다는 밝은 신호로 생각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강남석 만세! (201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