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새해들어 일을 자초했습니다(2015.01.05~2015.01.09)

강남석 2015. 1. 17. 10:17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참치를 사들고 나름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했습니다. 쌓인 설거지를 끝내고 국을 데우고 밥도 새로 지었습니다. 사실 작년 이래 일주일에 하루 정도를 빼고 거의 매일 술과 함께 하였으니 도가 지나쳤습니다. 올해 들어 월요일 아침 징계처분을 받고 오늘까지 술을 참았더니 몸의 각 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배가 빠지고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며 머리 역시 훨씬 맑습니다. 이에 부응하듯 9시도 전에 첫 손님이 다녀가시네요. (2015.01.09)

 

 

 

걸음이 정상 보행에서 조금 일탈하여 늘 정통 팔자를 추구하고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신의 양 뒤축이 오른쪽, 왼쪽으로만 불균형적으로 닳아서 오래 신지를 못합니다. 더구나 요즘은 구두의 바닥이 통으로 되어 있어서 굽만 따로 갈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곳은 말짱하여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까워 구두 닦는 아주머니께 일응 요청하였더니 말짱하게 새 신을 만들어왔습니다. 만 오천을 달라며 천원을 깎아 주시겠다는데 그냥 두라고 했습니다. 저는 더 많은 돈을 아꼈잖아요! (2015.01.08)

 

 

아침 헬스사우나의 로커 룸 날이 일러서 아직 사람 몇 명 없는데 영감님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굳이 제 옆의 로커를 쓰십니다. 마침 제가 문을 여닫으며 옷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일부러라도 멀리 떨어질 텐데. 그리고 자기 로커의 문을 열더니 이번에는 다른 여러 로커의 문까지 열고 그쪽의 옷걸이 세 개를 자기 쪽으로 가져갑니다. 그러고 보니 이 분 수건도 석장이나 들고 오셨습니다. 원래 그런 건지, 자기 나이 정도면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2015.01.07)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자유의지로 안 된다면 약간의 강제가 수반된 타율의 지배를 받아야 합니다. 미안해서든지 무서워서든지 원하는바 목적이 같고 궁극에는 제 자신을 위하는 것이기에 기꺼이 응해야지요. 일찍 잠자리에 누워서 어색한 눈길을 피하고 새벽 일찍 일어나 곤히 자고 있는 애엄마의 양 발을 주물렀습니다. 잠결이라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지요. 지고 이기고가 없는 일들이라 이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2015.01.06)

 

 

 

새해 들어 화를 자초했습니다. 저녁 무렵 마신 술을 깨고 들어가서 술 마신 사실을 안 들키려고 동네 사우나에 들렸습니다.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그냥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밤사이 걸려온 애엄마 전화를 받지 못하였으니 집에서는 걱정이 많았을 것입니다. 새벽에야 부리나케 일어나 집으로 향했습니다만 그분의 분노가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저는 좀 얻어들어도 쌉니다. 새해 굳은 결심이 단 며칠을 못 갔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2015. 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