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처제의 막내가 (2014.10.25~2014.10.29)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일주일이면 거의 한 번을 밤새 무릎을 꿇고 아버지의 훈계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꼴로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맞았습니다. 심지어 다음 날 체력장 연습이 있어서 회초리 자국에 파스를 붙이고 등교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벌리시는 일들이라 저는 잘못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야 끝이 났습니다. 얄궂게도 그때 우리 집 책장에는 "꾸짖지 않는 교육"이란 책이 꽂혀있었습니다. (2014.10.29)
아침이면 자고 있는 애엄마 옆으로 가서 "고맙다, 사랑한다, 당신이 제일이다!"라는 말을 늘 남깁니다. 듣는지 느끼는지 모르겠으나 처음에는 "말로만 그런다"고 그러더니 요즘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더러 “고생이 많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애엄마 성격상 저것은 머리가 아니고 가슴으로 하는 말일 것입니다. 결혼 이후 애엄마로부터 단 한번이라도 듣고 싶은 말이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이었는데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저 고생 안하는데......(2014.10.28)
점심시간에 논현동에서 방수테크(주)라는 방수공사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조기훈 사우가 다녀갔습니다. 전공이나 회사에서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을 선택해 작년 창업 당시의 우려와는 달리 수주도 꾸준히 일어나고 지명도도 점점 높아져 앞으로도 신장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전문화 시킨 수주기법과 성실한 공사로 공사를 맡겼던 고객들의 재 수주와 홍보가 이어진 결과라고 합니다. 장합니다. 여기 방수테크(주) 홈페이지 주소를 공개하니 많은 격려 있으시기 바랍니다. (2014.10.27)
몸통의 거의 전부를 잘리고도 나머지 몸으로 또 새 삶을 키워나가는 도시의 오동나무. 본시 저 자리는 원래 오동나무가 터줏대감일 터인데 사람들이 길을 내고 집을 짓고는 자신들이 주인 행세를 합니다. 그저 몸집이 너무 커서 통행에 방해가 된다고, 가지가 너무 많아 그늘이 진다는 등의 이유로 도시의 나무들은 늘 수난을 겪습니다. 몸통이며 가지며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영문도 모른체 당하는 나무들의 아픔은 (2014.10.27)
어제 점심 옆자리에 우리나라 최고대학을 나온 것으로 보이는 60대 후반의 두 동창이 점심을 먹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화내용이 들릴 수밖에. “누구는 연금이 얼마여서 편히 살며 그 연금을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에서 “누구는 돈이 많으면서도 왜 술을 사는데 인색한지 모르겠다.” 등등. 자기 둘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동창들 이야기에 몰두하고 그도 비교 일색입니다.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앞으로 주의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술은 누가 사는 게 맞나요? ㅋㅋㅋ"아무나 산다."가 맞습니다.
(2014.10.26)
"일요일인데 일찍 나와 줄 수 있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약속을 하고 다음 날 꼭 오신다는 분들 중 제대로 오시는 분이 20%를 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와 무관하게 꼭 나와 있어야 하는 입장이라 반드시 지킵니다. 오늘 역시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서 손님을 기다렸는데 이분은 20분을 빨리 오십니다. 이렇게 먼저 와주시면 저로서는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마냥 기다릴 일이 미리 소멸되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차분하고 교양 넘치는 여성분입니다. (2014.10.26)
선동렬 기아감독의 자진 사퇴를 환영합니다. 구단은 그를 재신임했지만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과 그를 반대하는 지역의 여론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아입장에서는 선 감독의 명예를 지켜주면서 팬들의 요구까지 수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네요.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매몰차게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는 롯데와는 좋은 대비가 됩니다. 그나저나 기아의 신임감독으로 누가 올지 모르겠으나 해태정신의 부활이 일차적인 그의 과제일 것입니다. (2014.10.25)
막내 처제의 막내가 예원중학교 미술과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예술학교 시험을 응시한다 해서 노래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은 터라 당연히 음악과로 생각하고 그리 축하했는데 처가 식구들의 한바탕 웃음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냥 누구나 가는 줄 알았는데 알게 모르게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우리 애엄마나 처제도 미술을 전공을 하기는 했지만 순전히 제 생각으로는 저보다 그림을 못 그려서 재주가 없나 그랬는데 그것 또한 제가 틀렸나 봅니다. (2014.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