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보온도시락에 넣어온 오리탕을(2014.08.21~2014.08.26)

강남석 2014. 9. 4. 18:39

 

오늘은 이른 아침 맑은 기운으로 지난 주 입대한 고교친구의 아들에게 인터넷 편지 한 장을 보냈습니다. 군에 있을 때 편지 한 장에 마음 설레던 그 시절을 생각해서 우리 아들입대 당시에도 몇 장 보냈고 아들 친구들을 비롯해서 가깝게 지내는 지인의 아들들에게도 가끔 보내서 사기를 진작시켰습니다. 저는 훈련병 시절에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셨던 편지가 제일 감동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에는 할머니 편지는 고사하고 부모님 편지도 기대하기 어렵던 시절이었으니까요. (2014.08.26)

 

 

딸아이의 4학년2학기 등록금을 납부했습니다. 이제 보통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 상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수준의 학비는 다 낸 것입니다. 기타 납부금 포함 406만원 작은 액수는 아니네요. 이제 2학기에 딸아이가 취업을 할지,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더 한다고 할지, 아니면 가업을 도운다고 할지 그건 제가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고 제 의견이나 생각을 전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건 곧 부모로서의 강요로 들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지요! (2014.08.25)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일흔을 넘기신 분입니다. 먼저 말씀을 걸어오십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죽겠다"면서 세월호 유족들의 억지 때문이랍니다. 돈도 많이 준다는데 더 달라고 떼를 쓴다는 것이지요. 제가 본질을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라고 설명을 시작하자 기사아저씨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박그네는 뭐하는지 모르겠다. 싹 다 잘라버려야지” 그때서야 앞창을 보니 해병전우회 마크를 크게 부친 택시였습니다. 저는 말문을 그냥 닫았습니다. 불쌍한 대한민국! (2014.08.24)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 되는 탓으로 남부터미널 인근 다이소 가게 정문에 "우산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반면 "비 오면 미투리 안 팔리고 해 나면 나막신 안 팔린다"는 옛 말처럼 긴 비에 또 죽을 쓰는 장사도 있을 것입니다. 명절 역시 그래서 추석이 빠른 올해는 과일 농가는 울상이고 축산 농가는 다소 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든 저러든 다 우리 백성이고 우리 민족인 것을 얼른 경기나 좋아졌으면 합니다. (2014.08.23)

 

 

"임자 꼼자 다래 따 묵네!" 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아니 이해하셨나요? 어린 시절 목화밭을 지나면서 갓 열린 목화 열매 다래를 따서 입에 넣고 씹으면 달콤한 물이 흠씬 흘러나와 기분 좋게 목을 축일 수 있었지요.목화밭을 같이 지나던 우리들이 너도나도 따먹으면서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에서 내심 큰 소리로 일러바치는 소리입니다. 오늘 아침 우리 아파트 옆 경원중학교 뜰에 열린 목화 다래를 보고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2014.08.22)

 

 

보온도시락에 넣어온 오리탕을 뚜껑을 열지 못해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가사 일이라는 것은 쉬운 게 절대 아니네요. 여러 가지로 배워야 할 부분들이 많아요. 어제 아침 오리탕을 끓여서 그대로 도시락에 넣고 뚜껑을 바로 닫았는데 그 탓인지 아무리 힘을 주고 돌려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수차례 시도했으나 끔쩍도 하지 않아 제 힘에 겨워 포기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열리나요? (20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