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선동렬 감독과 그가 이끄는(2014.04.26~2014.04.30)

강남석 2014. 5. 6. 13:28

우면산 중턱 대성사 가는 길에 한 포기의 자운영을 만났습니다.

논이 아닌 산길에서 자운영꽃을 보며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논 전체 아니 온 들판을 덮어버린 자운영 꽃은 보기에도 장관일 뿐만 아니라

상을 들고 나가 앉아 책을 읽으면 포근하고 부드러운 방석의 공부방이었습니다.

쥐고 있던 연필을 놓쳐 그걸 찾느라 자운영과 꽃내음 그리고 벌들과 함께 내 몸이 함께 뒹굴었는데.

 비료가 많아져서인지 지금은 간간 다른 풀들과 함께 있는 외로운 자운영이 되었습니다.(2014.04.30)

 

 

 

최근 일련의 여러 사건사고와 관련하여 정치 시회문제에 신경을 썼더니 마음이 거칠어졌습니다.

작은 일에 화를 내고 말 역시 정제되지 않은 채로 튀어나옵니다.

한 동안 술도 줄이고 매일 적당한 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아주 쾌적한 상태를 유지했는데 역시나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마침 내일부터는 그간 보던 신문도 구독 일지중지로 오지 않으니 세상일에서 멀어지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04.30)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 국민 한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

 우리의 박근혜 대통령께서 2004년 고 김선일씨 알 카에다 납치 피살사건 때 국회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우리 국민을 못 지켜낸 본인은 지금 그때의 말씀을 기억이나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말씀대로라면 당연히 우리 국민들은 박대통령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용서하지 못할 텐데요. (2014.04.29)

 

 

 

 

나흘 연속으로 아침에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운동을 거르기 싫어 오늘은 우산을 받쳐 들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비오는 새벽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모자가 있는 츄리닝 차림의 아가씨 한명이 우산도 없이 걷고 있었습니다.

 왠지 처연해 보여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하면 괜히 오해를 받을까싶고,

그렇다고 우산을 그냥 주면 받을 리 만무하고. 아가씨보다 앞질러 걸어가다 되돌아오면서 편의점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쳐 우산을 사줄까 생각했습니다만 결국은...... (2014.04.29)

 

 

 

 

취업을 앞둔 4학년이어서 그런지 딸아이가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와달라고 합니다.

내게 도움을 요청하다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기업에 있었으니 기업입장에서 내용을 살펴봐달라는 것이지요. 저라고 특별히 나을게 있겠습니까?

 더구나 요즘의 추세는 과거의 도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다분히 감성적인 글들이 호응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애가 써 놓은 것을 한번 읽고 일단 칭찬을 한 뒤에 한마디만 했습니다.

지금처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만 쓰면 되겠다고요.(2014.04.28)

 

 

신고 다니는 구두의 뒤축이 다 되었습니다. 팔자걸음인지라 한쪽만 심하게 닳으니 그 모양 또한 볼 만합니다.

워낙 편하게 신었던 구두라서 백화점에 다니는 후배에게 똑같은 걸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사실 지금 것도 그 후배가 직접 골라준 거여서요. 그런데 어제 집으로 배달 온 택배상자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후배의 백화점도 아니고 다른 백화점의 그것도 서울도 아닌 다른 지역에서 보내왔습니다.

오래된 사양이라 그걸 찾느라 전국을 다 뒤진 것입니다. (2014.04.27)

 

 

 

선 동렬감독과 그가 이끄는 기아타이거즈는 프로야구계의 산타입니다.

연패를 거듭하여 곤경에 빠진 팀을 만나면 여지없이 그 게임을 헌납하여 상대로 하여금 연패를 벗어나게 하여줍니다.

작년에는 선 감독의 스승이 맡은 한화를 구해주더니 급기야 어제는 최근 5연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감독까지 잃은 LG에게 승리의 단맛을 선사하였습니다.

이런 팀을 보는 팬들의 마음 역시 너그러울까요?

구단도 잘했다고 칭찬할까요? 글쎄요,올해도 상위권은 어려워 보입니다. (201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