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앙쥐 한 마리의 죽음을(2014.02.25~2014.02.28)
아침 식사 중에 라디오에서 아는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단 일초의 지체도 없이 제가 바로 따라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흥겨운 곡이 나오면 일어서서 춤을 춥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저의 이러한 모습은 익숙합니다.
저에게 집에서의 권위나 체면은 거추장스런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과거 일이 되었지만 집에 오셨던 장인께서는 한심스럽게 보이셨는지 "아야 좋게 앉아서 먹지 그러냐!".
이 말씀이 우리 집 불후의 명언입니다.(2014.02.28)
장모님 생신입니다. 이른 아침 축하 전화를 드렸더니 어느 때보다 반갑게 받으십니다.
항상 오지말라는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믿고 친정 가기를 소홀히 하던 애엄마가
이번에는 두 동생을 데리고 지금 광주로 가고 있습니다.
늘 그래도 가야한다는 제 이야기를 묵살하더니 장모님의 서운하신 마음을 이제야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애엄마보다 처가에를 더 많이 갔을 것입니다 (2014.02.28)
스마트폰의 시간이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오가는 전화나 메시지의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전원을 다시 켜기를 반복하고 배터리를 갈아 넣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불편을 해소하려고 별 수 없이 통신기기 가게를 찾았습니다.
간단한 조작으로 금방 시간이 현재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무의식중에 뭔가를 건드렸나봅니다.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꾸로 서서 걷는 기분이었습니다.(2014.02.27)
어제는 힘이 든다며 애엄마가 저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요즘 들어서 제일 겁나는 일이 애엄마 입에서"아프다, 힘들다"라는 말이 나올 때입니다.
바짝 긴장이 됩니다.애엄마가 아프면 그로 인해서 집안 여러 곳에 미칠 파장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이제 저도 철이 들어 애엄마를 그만큼 더 아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러모로 부족한 저와 가정을 이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은 사실입니다.(2014.02.26)
시양쥐 한 마리의 죽음을 아파하여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 인터넷 팔에 상처를 낸 원인을 찾다가 이건 쥐가 아니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마침 옆 가게의 철거공사가 한창이라서 거기 천정을 타고 침입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요.
아니다를까 어제 저녁 급히 구해 바닥에 깔아 놓은 끈끈이에 귀엽게도 생긴 녀석이 오도가도 못하고 쭈구리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보낼 수는 없는 일, 마음이 편치는 못했습니다.(2014.02.25)